최태원, ‘AI·반도체 글로벌 경영’ 속도 낸다…“‘디자인 사고’ 통해 AI 사업 통합 시너지 창출”

시간 입력 2024-11-22 17:13:56 시간 수정 2024-11-22 17: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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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3일 일본 도쿄서 ‘도쿄포럼 2024’ 개최
최태원, 개회사서 ‘디자인 사고 중요성’ 역설
“한정된 자원 배분·새로운 도전 수용에 도움”
SK, ‘AI 밸류체인 리더십’ 제고 가속화 할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23일 이틀 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4’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누구보다도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이달 16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2024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최고경영자) 서밋’을 방문한 지 일주일 만에 일본 출장길에 오르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달 초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SK를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시켜 ‘AI 밸류체인(가치 사슬)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천명한 최 회장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는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통해 전사를 아우르는 AI 사업 영역 통합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PEC CEO 서밋을 마무리한 후 불과 며칠 만에 일본 도쿄로 이동해 22일부터 양일간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4’에 참석했다.

도쿄포럼은 최종현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2019년부터 열고 있는 국제 학술대회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제 질서와 과학기술 혁신, 환경 등 다양한 위기와 기회 요인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포럼은 ‘미래를 설계하고, 내일을 디자인하라(Shape the Future, Design for Tomorrow)’는 주제 하에 성대하게 개최됐다.

포럼은 과학적 혁신과 경제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환경 파괴, 기후 변화, 빈부 격차 확대, 지정학적 갈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현 세태를 진단하고, 이같은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타개책으로 디자인을 꼽았다.

포럼에 따르면 디자인은 창의적일 뿐만 아니라 혁신을 촉진하고 기회를 창출하며 협력적이고 통합적인 실천 행동이다. 이에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포럼의 설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23일 이틀 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4’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최 회장은 이날 디자인 사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 회장은 개회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와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주어진 자원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디자인과 비즈니스는) 근본적으로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CEO들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가며 고객 수요 충족, 가치 창출 등 최적의 사업을 하는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며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디자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인들이 이같은 변화에 기민하게 적응하면서 사업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 회장은 SK그룹의 역사와 전반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디자인 사고를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도 소개했다.

최 회장은 “7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SK그룹은 섬유에서 석유, 통신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반도체와 AI로 포트폴리오를 혁신해 왔다”며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데 이러한 디자인 사고가 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분야의 사업을 추가하고 수용하는 데 항상 큰 도전에 직면했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왔다”며 “AI 사업과 같이 모든 사업 영역들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복잡한 사업에도 디자인 사고가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강조한 디자인 사고는 ‘AI 시대의 선구자’를 목표로 하는 SK그룹 전반에 빠르게 뿌리 내린 상태다. 

SK그룹 내부적으로, 이미 디자인 사고에 입각해 전격 추진된 ‘리밸런싱(Rebalancing)’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간 SK그룹은 위기 사업을 전면 재검토 하고, AI, 반도체 등 그룹 내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리밸런싱에 속도를 올려 왔다.

SK는 앞서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이를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와 주주 환원 등에 활용키로 했다. 당시 최 회장은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회장의 AI 전략에 맞춰,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 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중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메모리 분야에 약 80%(82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분야에 5년 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최 회장은 AI 협업 범위를 SK그룹을 넘어 빅테크 등 주요 파트너로 넓혀 AI의 성장을 저해하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최 회장은 SK AI 서밋 당시 AI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보틀넥(Bottleneck·병목 현상)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언급한 보틀넥은 △AI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Killer Use Case)’와 수익 모델 부재 △AI 가속기 및 반도체 공급 부족 △첨단 제조 공정 설비 부족 △AI 인프라 가동에 소요되는 에너지(전력) 공급 문제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 5가지다.

이들 보틀넥을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업으로 조속히 해소해 나간다면 AI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일례로 SKT는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업해 ‘텔코 LLM(통신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에이닷’을 통해 고객에게 개인화된 AI 에이전트(비서)를 체험하게 하는 등 적극적인 실험을 전개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TSMC와 긴밀히 협력하며 더 높은 성능의 AI 반도체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전 세계 AI 칩의 공급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TSMC와의 3자 간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구축 운영과 AI 서비스의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다”며 “우리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각 분야 세계 최고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23일 이틀 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4’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최 회장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냈다.

최 회장은 탄소 배출 감소, 사회 불평등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려면 선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짚었다. 대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디자인 사고가 도입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 직접 패널로 참석해 기업이 경제적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가치 추구를 동시에 전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 시스템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한·일 양국의 청년 세대로부터 아이디어를 청취하는 자리도 가졌다. 최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한·일 양국의 대학생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유스(Youth) 세션도 열릴 예정이며, 기대가 높다”며 “항상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며 불가능을 극복하는 젊은 세대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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