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바로미터’ 장비 시장, 올해 108.8% 성장
2025년 ‘100억달러 시대’ 진입…2026년 111억달러↑
IT 기기 중심 OLED 전환 바람 거세…삼성·LG에 ‘기회’
삼성, 8.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에 설비 반입 완료
LG, 베트남에 10억불 투자…OLED 모듈 양산 주력

글로벌 경기 침체로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디스플레이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바로미터로 일컬어지는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이 올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IT 기기를 중심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가 늘면서 디스플레이 장비 확보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동안 경기 부진과 중국 경쟁 업체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이 컸던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K-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지출 규모는 73억달러(약 10조140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약 49억6600만달러(약 6조8983억원) 대비 47%나 급증한 수치다.
또 DSCC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최소 3년 동안 디스플레이 장비 지출 규모가 70억~80억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 봤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규모가 63억4800만달러(약 8조8193억원)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30억4000만달러(약 4조2229억원) 대비 무려 108.8% 늘어난 수치다.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규모는 해마다 커져, 2025년(102억9300만달러)에 ‘100억달러 시대’를 열고, 2026년엔에는 111억2000만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이 이처럼 호조를 보이는 것은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IT 기기 수요 확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LCD(액정표시장치)가 주로 탑재됐던 IT 기기에 OLED로의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LCD에 비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OLED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OLED 패널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AI(인공지능) 열풍도 한 몫 했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과 노트북, PC 등 대다수 IT 기기에 적용된 AI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전력 효율이 뛰어나고 성능도 우수한 OLED 선호도가 높아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이처럼, OLED를 찾는 IT 기기 제조사들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OLED 패널 출하량 또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DSCC에 따르면 2028년까지 단위 면적당 IT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연간 4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6000만개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같은 낙관론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날로 급증하는 OLED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OLED 중심의 디스플레이 장비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이와 관련, DSCC는 “올해 OLED 팹 장비 지출은 지난해 대비 16% 증가하는 등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다”고 진단했다.
디스플레이 장비 구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바로 삼성디스플레이다. 최근 삼성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 시설에 주요 설비 반입을 완료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8.6세대 IT용 OLED 생산 시설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계획했던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생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주요 디스플레이 장비 반입이 완료돼 공정 세트업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 태블릿 등 IT용 OLED 수요의 본격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 8.6세대 IT용 OLED 생산 시설 건설 계획을 내놨다.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번 투자로 삼성디스플레이는 IT용 OLED의 유리 기판 면적을 6세대급(1.5m x 1.8m)에서 8.6세대급(2.25m x 2.6m)으로 대폭 늘리게 된다. 8.6세대 라인의 원판 면적이 6세대보다 2배 이상 큰 만큼 더 많은 패널을 양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삼성은 베트남에 18억달러(약 2조5033억원)를 들여 OLED 모듈 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곳에서는 8.6세대 IT용 OLED 패널에 여러 부품을 더해 모듈로 만드는 후공정 라인이 들어서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글로벌 IT 기기 시장은 고화질·고성능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 확산에 따라 OLED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경쟁사 대비 선행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 조기 실현을 바탕으로 IT 시장을 선점하고 가동률을 확보해 성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8.6세대 IT OLED 생산라인의 안정적인 기술 확보 및 공급에 집중하고, 추후 글로벌 시장과 고객 수요에 따라 추가 증설 시점과 규모를 검토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도 OLED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장비 등 관련 투자를 적극 늘리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베트남 하이퐁 OLED 생산 시설에 10억달러(약 1조3911억원)를 추가 투자키로 했다. 하이퐁 경제특구청은 이번 투자로 LG의 베트남 총 투자 규모가 56억5000만달러(약 7조8620억원)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추가 투자가 확실시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하이퐁 공장은 OLED 모듈을 주력 양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대형 LCD공장 매각을 통해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 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업 결합과 관련한 7개국의 승인을 거쳐 내년 1분기 말경에 매각 절차를 모두 매듭 지을 계획이다. 앞서 올 9월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공장 지분을 CSOT에 108억위안(약 2조758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시장에 대한 투자는 자금 압박이 가중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광저우공장 매각은 주요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관련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상당한 자금을 제공할 것이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LG가 광저우공장 처분을 통해 확보한 2조원 가량의 재원을 어디에 사용할지도 관심사항이다. 업계는 LG가 8.6세대 IT OLED 라인 증설에 자금을 쏟아 부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미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라인 증설에 수조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한 만큼 LG디스플레이도 OLED 경쟁력 제고를 위해 8.6세대 OLED 생산 설비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LG가 8.6세대 IT OLED 라인을 확보하게 되면 애플 등 주요 고객사 물량을 한결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일각에선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소재 P10 라인에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P10은 LG가 초대형 OLED 패널 시장을 공략하려고 만든 10.5세대 공장이다. 유휴 공간이 있고 백플레인(디스플레이 구동 회로 소자가 집적된 뒷면) 등 8.6세대에 활용할 수 있는 설비가 이미 들어선 만큼 P10이 최적의 투자처로 손색이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0월 17일 이탈리아 이몰라에서 개막한 ‘피날리 몬디알리 2024’에 마련된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LG 등 K-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와 디스플레이 장비 확보를 통해 OLED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향후 본격적인 실적 반등세에 올라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 기기를 중심으로 OLED 수요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OLED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K-디스플레이에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는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부터 유의미한 성과를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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