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설립 이래 최초 ‘교환사채’ 발행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8월 발행한 교환사채(EB) 규모가 2700억원에 달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국내 상장사가 발행한 주식연계채권 규모 상위 3위에 올랐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지난해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EB(교환사채)‧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연계채권 발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10개월간 주식연계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상장사 총 285곳 중 발행 규모 면에서 3위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 8월 19일 카카오게임즈는 설립 이래 최초로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당시 발행 규모는 총 2700억원 가량으로, 5년물이다. 당시 카카오게임즈 측은 “대형 신작 지식재산(IP) 확보와 글로벌 사업 투자에 활용할 목적으로 E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전환사채(CB) 풋옵션에 대응하기 위해 EB를 발행했고, 교환대상 주식으로 약 8년간 보유했던 ‘크래프톤’ 주식 83만3330주를 내놓았다. 이는 당시 크래프톤 지분 전체의 1.74%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카카오게임즈는 당시 크래프톤의 지분가치 약 2400억원에 15% 정도의 할증률을 적용해 약 2700억을 조달하기 위한 EB를 발행했다. 당시 발행한 EB는 NH헤지자산운용이 사모펀드를 통해 인수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6년 크래프톤에 50억원을 투자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16만6666주를 확보했다. 이는 크래프톤의 대표 흥행작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전 상황으로, 리스크가 높은 투자에 속했다. 다만, 2017년 ‘배그’ 출시 이후 크래프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크래프톤이 2021년 주식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액면 분할을 진행하면서,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크래프톤 주식은 16만6666주에서 83만3330주로 늘어났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1년 11월 크래프톤 주가가 주당 58만원가량까지 치솟았을 때도 이를 처분하지 않았으나, 지난 8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크래프톤 주식을 EB 형태로 처분한 것으로 확인된다.
결과적으로 카카오게임즈는 최초 투자 당시와 비교해 대략 5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면서 크래프톤 주식을 처분한 상황이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의 입장에서 다소 아쉬운 점은 최근 크래프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배그’ 흥행을 기반으로 매출‧영업익 등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며, 최근 전에 비해 상승한 높은 주가를 형성 중이다.
크래프톤 주가 상승세에, 카카오게임즈의 EB를 인수한 NH헤지운용은 지난 9월 19일과 27일 양일간 80억원 상당의 카카오게임즈 EB를 크래프톤 주식과 교환했다. EB의 행사가격은 1주당 32만4027원이지만, 지난달 19일과 27일 크래프톤 종가는 각각 34만8000원과 34만500원이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EB 발행 당시 콜옵션(매도청구권) 조항을 넣어 재무 유연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해당 콜옵션을 통해 EB 발행금액(2700억원)의 최대 25%까지 되 사올 수 있다. 해당 EB의 만기일은 2029년 8월 19일로, 카카오게임즈는 2029년 7월 19일까지 매 3개월에 해당하는 날마다 투자자가 보유한 EB를 카카오게임즈에 매도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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