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9부 능선’…EU 최종 승인 ‘눈앞’

EC, 이르면 11월 초 티웨이항공 운항 안정성 최종 판단
아시아나 화물사업 우협 에어인천 현장 실사도 진행 중
기업결합 막바지…아시아나 노조 반발 등은 해결 과제

대한항공 B737-900ER.<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으면서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가시권에 놓였다. 양사 기업결합의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다만 인수합병(M&A)에 대한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거센 반발은 대한항공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C는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순차적으로 이관한 유럽 4개 여객 노선의 운항 안정성을 약 한 달간 지켜본 뒤 이르면 오는 11월 초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8월 이탈리아 로마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여객 노선에 연이어 취항했다. EC는 티웨이항공이 이들 4개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대한항공과 원만한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EC는 대한항공이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에어인천에 대한 현장 실사에 나서는 등 매수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해 내년 7월 1일부터 첫 운항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연한 협의를 통해 조속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신주 인수계약 거래 종결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EC의 최종 승인 이후 미국 법무부(DOJ)의 심사도 종료될 것으로 전망한다. DOJ가 양사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간주한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DOJ가 문제를 제기해 온 미주 노선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에어프레미아와 미주 노선 연계 운항을 확대하는 등 선결 과제를 이행했다.

대한항공이 11월 안에 EC와 DOJ의 승인을 모두 얻어내면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으로부터 모든 승인을 확보하게 된다. 2020년 말부터 추진해 온 기업결합의 끝자락에 다다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EC와 DOJ의 최종 승인 이후 오는 12월 20일 이전까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신주 인수를 통해 자회사로의 편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신주 인수계약 거래 종결 이후 양사가 완전한 합병을 이루기까지는 약 2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과 조직 정비, 마일리지 통합 방안 마련,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등 실질적인 결합을 위한 절차가 이어진다.

다만 인수합병에 대한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극심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대한항공이 직면한 해결 과제다.

실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와 일반 노조는 이날 양사 통합계획서(PMI)를 공개하라는 행정심판을 제기할 방침이다. 또 대한항공에 요구한 노사협의체 마련 등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기업결합 중지를 골자로 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EC 기업결합 총괄자에 기업결합 시 우려 사항을 전달했다. 이후 8월에는 EC에 에어인천의 인수 적합성 조사를 요청하는 등 합병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업계 관계자는 “진정한 의미의 메가 캐리어 출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아시아나항공 노조 조합원들과의 갈등을 풀어내는 것이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심층분석

CEO's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