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독주’ SK하이닉스, 분기 영업익 7조 넘었다…“삼성 앞질러 ‘메모리 최강자’ 넘본다”

시간 입력 2024-10-24 17:40:00 시간 수정 2024-10-24 17: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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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사상 최대 실적
AI 메모리 ‘HBM3E’ 12단 제품, 4분기 출하
내년 하반기부터 6세대 HBM4 공급 본격화
‘AI 거품론’ 주장에 “칩 수요 둔화, 시기상조”
“차세대 HBM 역량 제고, 독보적 선두 도약”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7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열풍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HBM 1등’ SK의 수익성이 크게 확대된 덕분이다.  ‘메모리 반도체 만년 2등’이던 SK는 삼성 반도체를 앞질러 ‘메모리 최강자’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세를 몰아 HBM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AI 메모리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다진다는 구상이다. 5세대 HBM ‘HBM3E’ 12단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HBM 시장 내 위상을 한층 제고하고,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6세대 ‘HBM4’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포부다.

SK하이닉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매출액이 17조573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조662억원 대비 93.8% 증가한 수치다. 기존 최고 기록인 올 2분기 16조4233억원에 비해서도 1조원 넘게 확대됐다. 이로써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익은 7조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920억원 에서 대규모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영업이익 6조4724억원을 크게 뛰어 넘으며 사상 최고 흑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SK는 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D램, 낸드플래시 모두 평균 판매 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10%대 중반 올랐다”며 “이에 역대 영업익 최고치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36GB HBM3E 12단 제품.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익 7조원 시대’를 열면서 당장 올 3분기 삼성 반도체를 앞질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분기 10조원을 웃도는 영업 흑자를 기록하며 ‘메모리 최강자’의 귀환을 알렸던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는 당초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실적이 기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세부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증권 업계에서는 올 3분기 DS 부문의 영업익 전망치가 4조원 후반에서 5조원 초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에 따라, ‘만년 2등’으로 여겨지던 SK하이닉스가 삼성을 뛰어 넘어 ‘메모리 최강자’ 자리를 꿰찼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리더십 확보에 더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SK는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현존 HBM 최대 용량인 36GB를 구현한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한데 이어, 연내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출하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올 3분기 30%로 확대됐다”며 “3분기 HBM3E 출하량은 4세대인 HBM ‘HBM3’를 이미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 4분기에는 예정대로 HBM3E 12단 제품의 출하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중 12단 제품 비중을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HBM3E 12단 제품. <사진=오창영 기자>

SK는 HBM3E 12단 제품 판매량이 내년 상반기 중 HBM3E 8단 제품을 넘어서고, 내년 하반기엔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은 일반 D램과 달리 장기 계약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어 내년 고객별 물량과 가격 협의가 대부분 완료된다”며 “수요 측면에서 가시성이 매우 높은 만큼 HBM3E 판매 증가로 내년 평균 HBM 가격은 올해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램 매출은 HBM 비중 확대로 사업 안정성이 커진 상태다”며 “앞으로도 HBM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매출을 늘리면서도 수익성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6세대 HBM인 HBM4 개발도 더 서두른다.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 기술을 적용해 내년 하반기부터 HBM4를 본격 공급한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차세대 HBM은 원가를 낮추는 것보다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품질로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며 “6세대 HBM4는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어드밴스드 MR-MUF, 10나노급 5세대(1b) 미세 공정 기술 등을 적용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파트너(대만 TSMC)와 원팀 체계도 구축 중이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AI 거품론’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HBM 수요는 AI 칩 수요 증가와 고객의 AI 투자 확대 의지가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컴퓨팅 파워 요구량이 더 늘어나고 계산 재원도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 시점에서 AI 칩 수요 둔화 등을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SK하이닉스 경영진들로부터 차세대 반도체와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

SK는 오히려 HBM,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AI 서버용 메모리 성장세가 내년에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 봤다. 생성형 AI가 멀티 모달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AGI(범용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메모리 시장도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AI 메모리 출시로 인해 내년부터 수급 밸런스가 맞춰지며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향후 AI 메모리 세계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치중하는 전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범용(레거시) 제품 생산은 점차 축소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HBM3E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레거시 공정을 선단 공정으로 전환해 수요 둔화 제품 생산은 줄이고, HBM3E을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의 생산을 늘린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올해 수요가 둔화하는 DDR4와 LPDDR4의 생산을 축소하는 대신 HBM과 DDR5, LPDDR5 생산 확대를 위해 필요한 선단 공정 전환을 앞당기겠다”고 설명했다.

낸드 사업에서는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 기조에 무게를 두고,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기업용 SSD)의 판매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SK의 내년도 인프라 투자는 충북 청주시에 들어서는 신규 팹 M15X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투자로 인해 올해보다 더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투자 규모는 HBM 수요 대응, M15X 투자 등을 반영해 연초보다 증가한 10조원 중후반대로 예상한다”며 “내년 투자 규모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1b 기술 전환과 TSV(실리콘관통전극) 기반 생산 능력 확보, 용인 클러스터 인프라 및 M15X 투자 지속 등에 따라 올해보다는 소폭 증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신규 팹 M15X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 실적 달성을 통해 글로벌 톱 AI 메모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고,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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