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주식 특유재산, 분할 대상 아냐” vs 노소영 “판례무시”

시간 입력 2024-10-16 16:57:06 시간 수정 2024-10-16 18: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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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장기간 혼인 이유로 공동 재산 취급하면 부부별산제 형해화”
노 “최태원, 불가침 재산인 듯 억지…일반 이혼 소송에도 악영향”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민법 조항을 근거로 SK 주식 등 자신의 명의로 된 재산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분할해 줄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대법원에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노 관장측은 대법원이 이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이혼 재산 분할 판례가 변경돼 유책 배우자가 무책 배우자를 맨몸으로 쫓아낼 수 있다고 맞섰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측은 대법원에 제출한 500쪽 분량의 상고 이유서에서 자신 명의의 재산 3조9883억원을 분할 대상으로 보고 총 1조3808억원을 분할하라고 판결한 항소심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측은 이에 대한 대전제로 민법 830조와 831조를 제시했다. 이 조항은 부부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 재산 뿐 아니라 혼인 중 자신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특유 재산’이 되고, 부부는 이를 각자 관리·사용·수익한다고 규정한다. 이른바 ‘부부별산제’ 채택을 선언한 것이다.

최 회장측은 이 조항을 근거로 “혼인 중 단독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명의자의 특유 재산으로 추정되고, 취득에 있어 배우자의 협력이나 내조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추정이 번복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장기간 혼인 생활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우자의 기여를 넓게 인정해 한쪽의 특유 재산을 일단 부부 공동 재산으로 취급해 분할 비율을 적당히 조절하는 방식으로 실무가 운영된다면 부부별산제 원칙은 형해화될 것이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올해 5월 30일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고(故) 최종현 전 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SK그룹의 종잣돈이 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그룹 성장에 노 관장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SK㈜ 주식은 혼인 기간 취득된 것이고, SK의 상장이나 이에 따른 주식의 형성, 그 가치 증가와 관련해 1991년경 노 관장의 부친인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 전 회장에게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다”며 “최종현 전 회장이 태평양증권(현 SK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이나 SK그룹이 이동통신 사업 진출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고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 온 1991년 약속 어음과 메모를 근거로 노태우 비자금이 실재했다고 봤다.

이에 SK 주식 등을 최 회장의 특유 재산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항소심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상고심에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의 종잣돈은 고 노 전 대통령과 무관한 만큼 부부 공동 재산이 아닌 최 회장의 특유 재산이라는 것이다.

노 관장측은 대법원 판례상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라는 전제 하에 기여의 실질에 따라 재산을 분할해 왔다는 점에서 항소심 판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의견서를 통해 반박했다.

통상 혼인 중에 벌어들인 재산을 대부분 남편 명의로 하는데,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부인이 입증하기 곤란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990년 재산 분할 제도가 도입돼 대법원 판례에 확립됐다는 것이다.

노 관장측은 “최 회장은 재산 분할 제도의 취지와 우리 법과 판례의 확립된 태도를 무시하고 있다”며 “독자적인 견해와 논리 조작을 통해 자신만은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는 불가침의 재산인 것처럼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측이 제시한 민법 조항에 대해서도 “특유 재산과 귀속 불명 재산에 관한 조문일 뿐 재산 분할에 관한 규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 관장측은 최 회장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향후 일반 국민들의 이혼 소송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관장측은 “지금도 사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자산이 많은 사람들은 유지·형성 경위를 불문하고 ‘전가의 보도’처럼 특유 재산 주장을 남발하고 있다”며 “이는 종국에 가정을 파괴한 유책 배우자가 무책 배우자를 맨몸으로 내쫓고, 그 과정에서 자녀까지 고통 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첫 번째 관문은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가 될 전망이다. 상고 기록 접수로부터 4개월이 지나는 다음달 초까지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을 하지 않는다면 특유 재산과 관련한 법리도 상고심에서 함께 다뤄지기 때문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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