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도 ‘비상경영’ 고삐 조인다”…이재용·최태원·구광모, 신 경영구상·체코사절단 ‘분주’

시간 입력 2024-09-13 15:00:00 시간 수정 2024-09-13 13: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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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해외 현장 경영…매년 명절마다 현지 사업 점검
‘글로벌 위기 직면’ 최태원·구광모, 하반기 사업전략 모색
재계총수, 대통령 체코 순방 동행…첨단 산업협력 방안 강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맨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추석 연휴에도 해외 현장경영, 비상경영 구상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날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당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해법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 재계 총수들은 이달말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도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체코 현지 사업 점검은 물론 한·체코 양국 협력 방안까지 모색해야 하는 만큼 재계 총수들의 ‘추석 나기’는 예년보다 더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추석 연휴에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한다.

이 회장은 2014년 삼성그룹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이후 매 명절마다 현장 경영에 나선 바 있다. 그간 이 회장은 설·추석 연휴 기간 출장길에 올라 해외 사업을 살피고,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글로벌 기업 CEO(최고경영자)와의 비즈니스 미팅 등도 소화했다.

앞서 이 회장은 올 설 연휴에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위치한 삼성SDI 생산 법인을 방문해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점검했다. 당시 이 회장은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설 명절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임직원을 만나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회장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경영진, 스름반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설 선물을 전달했다. 임직원들의 애로 사항도 경청했다.

지난해 추석에는 이스라엘 삼성전자 R&D센터, 이집트 삼성전자 TV·태블릿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삼성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 현장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2022년 추석에는 멕시코 삼성전자 가전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정유공장 건설 현장, 파나마 삼성전자 판매 법인 현장 등을 찾은 바 있다.

오랜 기간 해외 현장 경영을 실천해 온 이 회장은 올 추석 명절에도 해외 사업과 현지 시장을 직접 점검하며 경영 구상을 하고, 타지에서 고생하는 임직원을 격려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1공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최 회장과 구 회장은 추석 연휴 동안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올 하반기 그룹 사업 전략을 구상할 예정이다.

특히 그룹 ‘리밸런싱(Rebalancing)’에 드라이브를 건 최 회장은 여느 때보다도 바쁜 명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는 위기 사업을 대거 재조정하고,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그룹 내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리밸런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가올 시장의 큰 파고(Big Wave)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최근엔 ‘깜짝’ 주말 회의를 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글로벌 경영 환경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AI,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야 하는 우리의 과제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일이다”며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강조했다.

재계 총수들은 현지시간으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 간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도 동행한다. 삼성·SK·LG 등 4대 그룹 총수가 대통령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들 총수들은 한·체코 양국 협력 방안과 국내 기업의 체코 시장 진출 지원, 민간 경제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전, 배터리, 반도체, 전장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삼성은 1980년대 후반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 개혁 움직임에 발맞춰 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헝가리, 폴란드, 체코, 불가리아 등에 진출했다. 이중 체코에서는 1990년 8월 삼성물산 프라하지점 설립을 계기로 현지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2월 체코 국영 기업 칼렉스와 합작 법인 ‘삼성 슬로바키아’를 설립해 냉장고를 연간 46만대씩 생산하기도 했다. 현재는 체코에 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체코 방문 기간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첨단 산업과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SK는 체코에서 직접 사업을 벌이고 있지는 않다. 다만 배터리와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향후 사업 협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원전 분야에서의 협업 가능성도 크다. SK는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원자력발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4세대 SMR(소형모듈원자로) 연구 등에서 협업하고 있다. SK와 한수원은 미국 테라파워의 글로벌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다소 부진한 배터리 사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기회를 체코에서 찾을 수도 있다. 현재 SK는 배터리 사업의 유럽 전초 기지로 헝가리와 폴란드를 낙점한 상태다. 만약 SK가 리튬 자원이 풍부한 체코와 협력 관계를 맺게 된다면 향후 원자재 수급부터 배터리 핵심 부품 및 완제품 생산·판매까지 유럽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한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다.

LG는 1992년 LG전자 프라하 판매 지점 설립을 시작으로 30여 년 동안 가전 사업을 영위해 왔다. 최근에는 전장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추가 협력 기회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LG가 2018년에 인수한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는 체코 브라티모프 지역에 생산 법인을, 올로모우츠 지역에 연구개발(R&D) 법인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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