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100주년 IFA서 ‘AI 홈 가전 시대’ 선언…“‘AI 로봇’ 앞세워 일상 혁명 주도”

시간 입력 2024-09-06 17:30:00 시간 수정 2024-09-06 17: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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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지능형 AI 홈 시대 발맞춰 AI 로봇 상용화 박차
삼성전자, AI 로봇 ‘볼리’ 선봬…개인 비서 역할 척척 수행
LG전자, 이동형 AI 홈 허브 전시…내년 초 본격 양산 예정

삼성전자 모델이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 부스에서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가 대망의 막을 올렸다.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가전 업체들이 IFA에 총출동한 가운데,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인공지능) 기술 혁신을 통해 한층 진화한 가전 연결 경험을 선보인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AI 컴패니언(동반자) 로봇’의 등장이다. 대다수 가전과 달리 AI 로봇은 집 안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가전을 동작시키고, 작동 상태를 모니터링 한다. 또 사용자의 일정을 확인해주고, 전화 통화를 연결하는 등 사실상 ‘AI 집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AI 로봇을 나란히 선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홈 로봇 시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는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로 꼽힌다. CES가 폭넓은 IT와 소비재 기술, MWC가 IT와 이동통신 생태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IFA는 생활가전에 특화된 전시회다.

올해 IFA에는 139개국, 2200개 이상의 기업과 관련 단체가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KT, 바디프랜드, 쿠쿠전자, 앳홈, 한국무역협회(무협) 등 127개 기업 및 단체가 참가했다. 특히 TV, 생활가전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가오는 AI 홈 시대를 맞아 최신 AI 제품과 AI 홈 솔루션을 구현했다.

이 중에서도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것은 바로 AI 로봇이다. 삼성과 LG는 AI 로봇을 전격 공개하며 집 안의 AI 집사 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다.

‘IFA 2024’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9월 5일 삼성전자 전시 부스에서 열린 ‘볼리 쇼’.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IFA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5일(현지시간) 전시 부스에서 AI 로봇 볼리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시연하는 ‘볼리 쇼’를 선보였다.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를 내장한 볼리는 무대에 선 시연자의 부름에 곧바로 나타났다. 볼리는 자율주행 바퀴로 시연자의 뒤를 쫓아다니며 개인 비서로서의 역할을 척척 해냈다.

먼저 시연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볼리에게 “에이미 한테 전화해 줘”라고 말했다. 볼리는 스마트폰과 연동된 연락처에서 에이미에게 전화를 걸어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시도했다. 시연자가 집 안을 돌아다니며 통화하자 볼리는 시연자를 계속 따라다니며 전화 연결 상태를 유지했다.

공간에 프로젝터를 쏴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주목을 받았다. 시연자가 “베를린에서 방문할 만한 곳을 추천해줘”라고 하자, 볼리는 방바닥에 빔 프로젝터를 쏴 여러 여행 장소 사진을 차례대로 보여주며 음성으로 설명했다. 시연자가 마음에 드는 장소를 골라 자세히 보여 달라고 하자, 볼리는 하얀 벽이 많은 곳으로 이동해 해당 장소를 제시했다.

또 시연자가 “볼리, 집 안 IoT(사물 인터넷) 디바이스의 현황을 알려줘”라고 말하자, 볼리는 벽면에 프로젝트를 통해 3차원 지도를 보여줬다. 해당 지도에는 집 안의 IoT 디바이스의 위치는 물론 각 디바이스의 에너지 사용량과 카메라로 본 거실 등 주요 내용이 담겼다.

노란 공 모양의 볼리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기능을 선보이는 모습에 관중석에서는 “귀여워”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쇼가 끝나자 볼리는 무대 앞 중앙으로 나와 관중을 향해 ‘THANK YOU’라는 메시지를 선보였다.

이번에 선보인 볼리는 올해 초 열린 ‘CES 2024’에서 공개된 버전과 동일한 제품이다. 공 모양의 볼리는 자율주행하며 별도 컨트롤러 없이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한다.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연동된 기기를 자동으로 인식·연결하고, IoT 환경도 스스로 파악한다.

볼리에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타이젠 OS(운영체제)가 적용됐다. 타이젠은 볼리가 지능형 AI 홈 시대, AI 집사 로봇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도울 전망이다.

삼성 타이젠 OS는 지난해 말 출시된 삼성 스마트TV 약 2억7000만대에 탑재돼 있다. 김용재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볼리에 적용된 삼성 타이젠 OS의 경우 기존 TV, 모니터, 가전 제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들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볼리는 가전 제품 제어 뿐만 아니라 노인, 어린이, 반려동물 등을 돌봐주는 도우미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건강 상태를 확인하거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용자에게 해당 정보를 전송해준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 4월 볼리의 상표권 출원에 나섰다. 상표권의 지정 상품으로는 △사람들을 돕고 즐겁게 하기 위한 의사소통 및 학습 기능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가정 내 응급 상황을 감지·발견·모니터링하고 응급 메시지를 전송하기 위한 IoT 가능 모바일 전자 기기 △IoT 가능 가정용 기기용 모니터링 장치 등이 포함됐다.

이를 고려할 때 삼성은 볼리를 집 안의 돌보미 역할을 담당할 AI 집사로 점찍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갤럭시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계도 진행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3월 볼리 시연을 본 뒤 “갤럭시 웨어러블 제품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며 “(볼리에) 독거노인을 위한 기능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LG전자 ‘이동형 AI 홈 허브(코드명 Q9)’. <사진=연합뉴스>

LG전자도 이번 IFA에 자율주행 기술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동형 AI 홈 허브(코드명 Q9)’를 전시했다.

이동형 AI홈 허브는 두 다리에 달린 바퀴로 이동하며 카메라와 스피커, 센서로 집 안의 가전 제어를 돕는다. 또 사용자의 목소리와 표정으로 감정을 파악하고, 스크린에 표현되는 눈으로 눈웃음을 짓거나 윙크하는 등 감정을 표현하고 춤을 추기도 한다.

이날 LG전자는 시연을 통해 “하이 LG, 슬립(수면) 모드로 바꿔줘”라고 말하자, 이동형 AI 홈 허브가 방 안의 모든 조명을 자동으로 껐다. 이동형 AI 홈 허브는 불을 끈 다음 “편안한 밤 보내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시연자가 패드에 그림을 그리자, 그림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이동형 AI 홈 허브에 “책을 읽어줘”라고 말하자, 디스플레이가 카메라 모드로 바뀌면서 책 활자를 촬영해 읽어줬다.

LG전자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이동형 AI 홈 허브를 고도화하고 있다. 공식 명칭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앞서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AI 집사 로봇을 내년 초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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