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TSMC와 격차 더 벌어져…차세대 ‘원스톱 AI’ 로 ‘승부수’

시간 입력 2024-09-03 17:36:22 시간 수정 2024-09-03 17: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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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TSMC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2.3%
삼성은 11.5%…TSMC와의 점유율 간극 꾸준히 확대
TSMC, 전 세계에 생산 거점 구축…고객사 확보 유리
삼성, 차세대 원스톱 AI 솔루션 통해 TSMC 맹추격

대만 TSMC 본사.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업체인 TSMC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다. TSMC를 따라 잡겠다고 공언한 삼성전자로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상위 10개사의 매출 합산액은 319억 6200만달러(약 42조8898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1분기 대비 9.6% 증가한 수치다. 트렌드포스는 이와 관련해 “중국 쇼핑 시즌 도래 등으로 긴급 주문이 늘었고, AI(인공지능) 서버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파운드리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가장 큰 수혜주는 TSMC로 조사됐다. 올 2분기 TSMC의 매출은 208억 1900만달러(약 27조9266억원)로, 1분기 대비 무려 10.5% 증가했다. 이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1분기 61.7%에서 2분기 62.3%로, 0.6%p 상승했다.

TSMC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약진했다. 올 2분기 삼성전자 매출은 1분기보다 14.2% 증가한 38억 3300만달러(약 5조1404억원)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11.0%에서 11.5%로 0.5%p 올랐다.

다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데에는 실패했다. 삼성전자와 TSMC 간 점유율 격차는 올 1분기 50.7%p에서 2분기 50.8%p로 더 벌어졌다. 글로벌 파운드리 2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삼성은 TSMC와의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TSMC 간 점유율 격차는 계속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1분기 50.3%p였던 점유율 격차는 2분기 44.7%p로 크게 줄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3분기에 45.5%p로 다시 늘기 시작했고, 4분기엔 49.9%p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올해 들어 결국 50.0%p대에 진입했고, 올 2분기 51.0%p에 육박할 만큼 벌어지고 말았다.

8월 20일 열린 TSMC의 유럽 첫 반도체 생산 공장인 독일 드레스덴공장 착공식.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앞으로 삼성전자와 TSMC 간 점유율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TSMC는 세계 곳곳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TSMC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유럽 첫 칩 생산 공장 착공에 나섰다. TSMC가 주도해 설립한 합작 회사 ESMC가 건립하는 해당 공장에서는 AI 칩을 비롯해 유럽 제조업의 핵심인 차량·산업용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2027년 말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는 드레스덴공장은 2029년 전면 가동 시 연간 48만개의 실리콘 웨이퍼를 양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착공식에 참석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독일의 새 반도체공장에서는 그간 유럽의 다른 어떤 시설에서도 생산되지 않은 제품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며 “지정학적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TSMC는 물론 유럽에도 윈-윈이다”고 말했다.

이번에 유럽 내 첫 반도체공장을 착공하면서 TSMC의 생산 거점은 전 세계에 자리 잡게 됐다.

TSMC는 본거지인 대만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해외에도 칩 생산 시설을 적극 구축하고 있다.

TSMC는 미 현지에 총 650억달러(약 87조935억원)를 투입해 반도체공장을 짓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미 애리조나주 첫 번째 반도체공장에서 4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고, 2028년에는 두 번째 공장에서 선단 공정인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에 생산 시설을 더욱 늘린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3일 대만 경제일보와 연합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2nm(1nm는 10억분의 1m) 이상 최첨단 공정 기반의 세 번째 공장을 추가로 건설키로 했다.

현지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는 2029년 말까지 미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TSMC 일본 구마모토공장. <사진=연합뉴스>

일본에 건립한 구마모토 1공장은 올 4분기부터 12·16·22·28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본격 양산한다. 생산 능력은 300mm 웨이퍼 환산 기준 한달에 약 5만5000장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반도체 동맹을 맺은 TSMC는 현지에 반도체공장을 추가로 더 짓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TSMC는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구마모토 2공장을 연내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오사카 지역에 3나노 반도체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TSMC가 대만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입지는 더욱 굳어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로서는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사업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도 이같은 우려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의 새 수장이 된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부회장은 앞서 지난 5월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를 통해 “메모리사업부장 이후 7년 만에 다시 DS 부문으로 돌아오니 너무나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다”면서도 “그 사이 사업 환경도, 회사도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며, 무엇보다 우리가 처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14조8800억원이라는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직접 마주한 전 부회장은 이를 타개할 방안을 서둘러 모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 부회장은 “임직원 여러분이 밤낮으로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저를 비롯한 DS 부문 경영진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에서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 삼성의 신 파운드리 전략은 바로 통합 AI 솔루션이다. 현재 삼성은 파운드리와 메모리, 어드밴스드패키지(AVP) 사업을 모두 보유해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커스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협력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삼성은 이들 사업 간 협력을 본격화해 고성능·저전력·고대역폭 강점을 갖춘 통합 AI 솔루션을 선보이고, 제품의 시장 출시를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활용할 경우 기존 공정 대비 칩 개발부터 생산까지 소요되는 총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7년에는 AI 솔루션에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소자 기술까지 통합키로 했다. AI 시대에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이 완성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TSMC와 ‘생산 능력 확보 경쟁’을 벌이지 않는 대신 통합 AI 솔루션을 앞세워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대폭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TSMC가 갖지 못한 삼성 반도체만의 역량을 토대로 맞춤형 AI 칩을 생산, 공급하는 전략으로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AI 시대에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통해 향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나갈 전망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AI를 중심으로 모든 기술이 혁명적으로 변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라면서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 소자 기술 등을 통해 AI 시대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자신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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