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법원, 노소영 제기 김희영 상대 손배소 선고 공판 열어
“김·최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등이 최·노 혼인 관계 파탄”
마지막 이혼 소송 상고심서 어떤 판결 나올지 귀추 주목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법원이 김 이사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노 관장에 지급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세기의 이혼 소송’으로 일컬어지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항소심이 노 관장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이번 손배소에서도 노 관장이 승리를 거머쥐면서 마지막 남은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어떤 판결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이광우 부장판사)는 22일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 회장과 김 이사장 공동으로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에 의해서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등이 노 관장과 최 회장의 근본적인 신뢰 관계를 훼손하고 혼인을 파탄시킨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노 관장은 김 이사장이 최 회장과의 혼인 생활의 파탄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위자료로 3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유부녀였던 김 이사장이 최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뒤 부정행위를 지속해 혼외자까지 출산했다고 지탄했다. 또 최 회장이 2015년 이후에만 김 이사장에게 1000억원 넘게 썼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이사장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된 상태였고, 주된 책임은 노 관장에게 있다고 맞받았다.
또 노 관장이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한 2019년 12월 이후 부부 공동 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 났기 때문에 자신들의 관계가 부정행위를 구성하지 않고, 시효도 소멸했다고 강조했다.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사진=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김 이사장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먼저 재판부는 김 이사장측이 주장하는 ‘소멸 시효 완성’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재판부는 “이혼을 원인으로 한 소멸 시효 기산 시점은 이혼 시점 확정시부터 시작된다”며 “이번 사건 청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의 원인이 되는 유책 행위의 발생으로부터 최종적 이혼에 이르기까지 전체를 불법 행위로 파악하는 손해 배상 청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손해는 이혼이 성립돼야 비로소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이혼의 성부가 아직 성립되지 않은 동안은 손해를 알 수 없다”며 “이혼이 성립됐을 때 확실하게 알 수 있으므로 소멸 시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노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 소송은 최 회장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에까지 올라갔다. 아직 진행 중인 상고심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또 법원은 노 관장의 위자료 청구는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뿐만 아니라 최 회장의 일방적인 가출과 별거의 지속,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공개적인 행보 등도 노 관장과 최 회장 사이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혼인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노 관장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것은 경험칙상 분명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자료 액수와 관련해선 “혼인 기간, 혼인 생활의 과정,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 부정행위의 경위와 정도, 나이, 재산 상태와 경제 규모, 선행 이혼 소송의 경과 등 사정을 참작했다”며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진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부정행위로 노 관장에게 발생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위자료를 2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20억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위자료와 동일한 액수다. 재판부가 김 이사장도 이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재판부는 “김 이사장의 책임은 다른 공동 불법 행위자인 최 회장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달리해야 할 정도로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김 이사장도 최 회장과 동등한 액수의 위자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 소송 항소심에 이어 이번 손해 배상 청구 소송까지 노 관장이 잇따라 승소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상고심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세간의 이목이 초집중되고 있다.
앞서 올해 5월 2심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최 회장으로 하여금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함께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불복한 최 회장은 즉각 상고했다. 이달 5일엔 노 관장과의 이혼 소송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약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도 제출했다.
최 회장측이 제출한 상고이유서에는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 메모의 진위 △승계 과정에서 2억8000만원의 동일성 여부 △6공(6공화국) 특혜로 SK가 성장했다는 논란 △재산 분할 산정 근거에 있어 ‘치명적 오류’ △친족 증여분 등을 포함한 보유 추정 오류 등 여려 쟁점이 담겼다.
특히 최 회장측은 고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한 2심 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측은 상고심에서 세부 쟁점별로 노 관장측과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은 대법원 1부에 배당됐다. 주심은 서경환 대법관이 맡았다. 서 대법관 외에 노태악·신숙희·노경필 대법관도 함께 사건을 심리한다.
다만 주심이 주로 재판 기록을 연구·검토하는 등 주도권을 갖는 만큼 이번 상고심에서 서 대법관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서 대법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회생법원장 등을 지내며 민사, 형사뿐 아니라 회생·파산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담당했다. 이에 법률 지식이 해박하고, 재판 실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산법 분야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 있다.

3월 1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떠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과 노 관장 양측은 실력 있는 법률 대리인들을 앞다퉈 선임하며 이혼 소송 상고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한때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됐던 홍승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홍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다 올 2월 퇴직했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냈고, 법원 내 판례공보 스터디 회장을 맡는 등 법리에 해박하다는 평을 받는다. 법무법인 율촌의 이재근 변호사 등도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이에 맞서, 노 관장은 법무법인 하정에 소속된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명훈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최 전 의원은 법관 시절 다양한 분야의 재판을 경험하며 재판 업무에 정통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가정법원장을 지낸 이력도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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