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300억 노태우 비자금’ 사실 여부 다툰다…대법원에 상고이유서 제출

시간 입력 2024-08-06 17:30:14 시간 수정 2024-08-06 17: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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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 특혜로 SK 성장·재산 분할 산정 오류 등 공방 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은 이번 상고심에서 뜨거운 이슈가 될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의 사실 여부를 다툴 예정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측은 하루 전인 5일 오후 노 관장과의 이혼 소송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약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상고이유서에는 소송에서 다툴 개괄적인 내용이 담긴다. 최 회장측이 제출한 상고이유서에는 △고 노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 메모의 진위 △승계 과정에서 2억8000만원의 동일성 여부 △6공 특혜로 SK가 성장했다는 논란 △재산 분할 산정 근거에 있어 ‘치명적 오류’ △친족 증여분 등을 포함한 보유 추정 오류 등 여려 쟁점이 담겼다.

최 회장측은 이를 바탕으로 세부 쟁점별로 노 관장측과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회장측은 고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한 2심 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해 5월 30일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고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고(故) 최종현 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SK그룹의 종잣돈이 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그룹 성장에 노 관장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SK㈜ 주식은 혼인 기간 취득된 것이고, SK의 상장이나 이에 따른 주식의 형성, 그 가치 증가와 관련해 1991년경 노 관장의 부친인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 전 회장에게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다”며 “최종현 전 회장이 태평양증권(현 SK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이나 SK그룹이 이동통신 사업 진출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고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 온 1991년 약속 어음과 메모를 근거로 노태우 비자금이 실재했다고 봤다. 최 회장측은 그 진위를 다툴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아울러 최 회장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SK C&C의 전신인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했다가 주당 1000원으로 사후 경정(정정)한 것도 ‘치명적 오류’라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을 주당 8원, 고 최종현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주식 가액을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 주식 가액을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그러나 두 차례 액면 분할을 고려하면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은 주당 100원이 아니라 1000원이라는 게 최 회장측의 주장이다.

앞서 1994년 고 최종현 회장은 최 회장에게 대한텔레콤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약 2억8000만원을 증여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이 돈으로 같은해 11월 당시 자본 잠식 상태인 대한텔레콤 주식 70만주를 주당 400원에 매수했다. 이후 1998년 SK C&C로 사명을 바꾼 대한텔레콤의 주가는 두 차례 액면 분할을 거치며 최초 명목 가액의 50분의 1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액면 분할에 따른 주식 가액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1994년부터 1998년 고 최종현 회장 별세까지,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고 최종현 회장의 기여 부분을 12.5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

재판부의 이같은 판결은 잘못된 결과치를 토대로 산정된 만큼 오류를 바로잡는다면 완전히 달라진 재산 분할액이 도출된다는 게 최 회장측의 설명이다. 

또한 최 회장이 2018년 친족들에게 증여한 SK㈜ 지분까지 모두 재산 분할 대상으로 본 2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한 반박도 상고이유서에 담겼다.

2심 재판부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최 회장으로 하여금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함께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가운데 양측의 상고심 공방은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한편 최 회장은 한때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홍승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홍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다 올 2월 퇴직했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냈고, 법원 내 판례공보 스터디 회장을 맡는 등 법리에 해박하다는 평을 받는다. 법무법인 율촌의 이재근 변호사 등도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이에 맞서, 노 관장은 법무법인 하정에 소속된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명훈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최 전 의원은 법관 시절 다양한 분야의 재판을 경험하며 재판 업무에 정통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가정법원장을 지낸 이력도 있다.

최 전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퇴임 후 교수로 일하던 2021년 당시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최 전 의원에게 1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이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알려지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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