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광저우공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CSOT 선정
배타적 협상 진행키로…사실상 CSOT 인수 가능성↑
매각 금액 2조원 안팎 추정…LG, 자금 숨통 트일 듯
누적 적자 해소·IT OLED 증설 등에 자금 활용 전망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 고도화를 추진 중인 LG디스플레이가 마지막 남은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공장을 조만간 매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가 중국 광저우공장에 눈독 들인 다수의 디스플레이 업체 중 거액을 제시한 중국 CSOT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광저우공장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LG디스플레이는 조만간 상당 수준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해당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아직 결정된 바 없으나 골칫거리였던 누적 적자를 서둘러 해소하고, OLED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투입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LCD 생산 법인의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가전 업체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를 선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공장 매각을 위해 CSOT와 배타적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추후 주식 매매 계약(SPA) 체결 등과 관련한 결정이 있을 경우 추가 공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배타적 협상은 다른 회사를 제외하고 우선협상대상자하고만 협상을 진행한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상 광저우공장은 독점적으로 협상하는 CSOT에 팔릴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당초 광저우공장을 사들일 유력 업체로는 중국 BOE와 CSOT, 두 곳이 거론됐다. 최초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재무적 투자자(FI)를 포함해 4~5곳으로 알려졌지만 BOE와 CSOT가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업체 간 인수 경쟁이 심화하면서 광저우공장의 몸값은 빠르게 치솟았다. 매각 소식이 나왔을 때만 해도 디스플레이 업계는 매각 금액이 8000억~1조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인수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광저우공장 매각 금액은 1조원대 후반까지 불어났다. 일부는 2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광저우 LCD공장을 둘러싸고 BOE와 CSOT 간 인수 전쟁이 심화한 것은 해당 공장이 가진 압도적인 생산 능력 때문이다.
광저우공장은 2014년 가동을 시작한 LG디스플레이의 첫 해외 생산 기지다. 4조원가량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구축한 GP1, GP2 등 두개의 생산라인에서 월간 30만장의 패널이 생산된다.
BOE 우한공장의 월간 패널 생산 능력이 18만장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광저우공장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또 광저우공장은 이미지 품질과 시야각을 향상시키는 IPS를 비롯해 여러 첨단 LCD 제조 지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기술력에서 열위에 있는 중국 업체들은 광저우공장 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다만 업계는 CSOT의 인수 가능성이 BOE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점쳐 왔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소식통을 인용해 “CSOT가 광저우 LCD공장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CSOT가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쑤저우 8.5세대 LCD공장을 인수한 적 있어서다.
이런 와중에 LG디스플레이가 직접 나서 광저우공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CSOT를 콕 짚으면서 두 업체 간 인수전의 승리는 CSOT에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CSOT가 광저우공장을 인수하게 되면 글로벌 LCD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CL은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가 후속 절차를 완료할 경우, LG디스플레이 차이나 지분 70%,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광저우공장은 TV용 LCD 주력 생산 기지인 만큼 이번 인수는 CSOT의 글로벌 시장 영향력 강화는 물론 더 많은 기회와 도전을 가져올 것이다”며 “CSOT는 TV용 LCD 패널 크기 확대를 전략적으로 가속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매각 협상이 완료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공장 매각이 급물살을 타면서 K-디스플레이는 글로벌 대형 LCD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앞서 2022년 말부터 LG는 수익성이 낮은 TV용 LCD 패널의 국내 생산을 종료하는 등 LCD 사업 비중을 줄이는 데 속도를 올려 왔다.
LG는 LCD 사업을 접는 대신 OLED 사업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수조원대의 매각 대금을 확보하는 대로 OLED 역량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트렌드포스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시장에 대한 투자는 자금 압박이 가중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광저우공장 매각은 주요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관련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상당한 자금을 제공할 것이다”고 긍정적으로 내다 봤다.
먼저 LG는 중소형 OLED 시설 투자를 늘려 수주형 사업을 확대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장수명·고휘도 등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탠덤(Tandem) 기술 기반 IT용 OLED 생산라인을 내년까지 구축해 양산·공급 체제를 차질 없이 준비한다. 또 모바일용 OLED 생산라인의 클린룸 및 IT 인프라 구축 등 설비 투자를 진행해 모바일용 제품 출하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 OLED의 경우 휘도를 한층 끌어올린 ‘메타 테크놀로지 2.0’ 기술을 적용해 초고화질 초대형 제품 중심으로 고객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차량용 OLED 패널 생산라인도 확장한다. LG디스플레이는 관련 인프라 구축은 물론 노광 장비, 검사기 등 신규 생산 장비를 도입하는 데 대규모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또 차량용 디스플레이 고객군을 확대하고, 탠덤 기술 기반의 P(플라스틱)-OLED, ATO(Advanced Thin OLED), 하이엔드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등 차별화된 제품·기술 경쟁력을 대폭 제고해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업체로서의 위상을 지속 강화한다는 포부다.
이 외에 기존 설비 개선 및 신규 모델 대응을 위한 설비 개조 등에도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OLED 제품 출하 및 고객 기반 확대, 신제품 대응을 위한 원재료 구매 등 운영 자금 목적으로도 확보 재원을 사용한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사진=LG디스플레이>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8.6세대 IT OLED 라인 증설에 자금을 쏟아 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이미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는 8.6세대 라인 증설에 각각 수조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아직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
만약 LG가 8.6세대 IT OLED 라인을 확보하게 되면 애플 등 주요 고객사 물량을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프로에 공급하는 패널을 6세대 라인에서 만들고 있다. 그러나 8.6세대 라인이 구축되면 원판 면적이 6세대보다 2배 이상 커 더 많은 패널을 양산할 수 있게 된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아직 광저우공장 매각 자금 활용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재무 건전성 확보, OLED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아직 협상 초기 단계인 만큼 자금 활용 방안에 대해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광저우 공장 매각과 관련해 “유휴 전략 자산에 대해 저희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무언가는 하고 있다”며 “유동화됐을 때 생기는 자금을 어디에 쓸 것이냐에 대해서는 일단 해결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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