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액 24% 내린 4조4501억원…5조원선 붕괴
영업익은 2802억원 38%↓…전지 부문 실적 부진 탓
“중장기 고성장 변함없을 것”…하반기 실적 개선 방점
설비 투자 규모 유지…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박차

전 세계를 덮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삼성SDI의 분기 영업이익이 1년 새 40%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 5조원대를 지켰던 매출도 2분기 들어 4조원대로 내려 앉았다.
삼성SDI가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거두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SDI는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사업의 성장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당초 계획한 투자 일정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키로 했다.
삼성SDI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매출액이 4조450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조8406억원 대비 24%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이후 꾸준히 유지해 온 5조원대 분기 매출은 이번 분기에 처음으로 5조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더 큰 폭으로 줄어 들었다. 올 2분기 영업익은 28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02억원 대비 무려 38% 축소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858억원에서 3012억원으로, 38%나 감소했다.
이번 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쪼그라든 것은 핵심 사업 부문인 전지 부문이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전지 부문 매출은 3조87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무려 46% 떨어진 2080억원에 그쳤다. 특히 중대형 전지 중 차량용 전지는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감소 등으로 실적부진이 컸다.
반면,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지는 신재생 발전 및 AI(인공지능) 시장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전력용 ‘삼성 배터리 박스(SBB)’와 고출력 UPS용 전지 판매가 늘며, 매출과 영업익 모두 증가했다.
소형 전지의 경우 원형 전지는 고객의 재고 조정으로, 파우치형 전지는 전방 산업 수요 둔화로 각각 매출이 감소했다.

전지 부문과 달리 전자재료 부문의 실적은 소폭 개선됐다. 올 2분기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57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722억원을 기록했다.
편광 필름은 고부가 대면적 TV용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과 영업익이 증가했다. 반도체 소재는 주요 고객사를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며 실적이 개선됐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는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IT용 신제품을 앞세워 매출 감소를 최소화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 상반기 전방 산업 수요가 당초 전망보다 큰 폭으로 둔화하면서 전지 부문을 중심으로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올 하반기에도 수요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본격 회복 시점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전기차 캐즘과 재고 조정,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등에 따른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 고성장은 변함없을 것이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삼성은 올 하반기 전략으로 전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먼저 극심한 침제를 겪고 있는 차량용 전지 수요는 이르면 올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삼성SDI는 미국 내 P6 배터리의 공급을 확대하고, SPE(스타플러스에너지) 조기 양산을 통해 실적 개선과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구상이다.
ESS 전지는 올 하반기에도 전력용과 고출력 UPS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성장하며 매출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미국 내 주요 고객사의 신규 수주를 추가 확보해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로 삼성SDI는 최근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로부터 1조원대 규모의 ESS 프로젝트 수주를 따내는 등 SBB를 기반으로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 물량을 추가 협의 중이다.
소형 전지의 경우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통해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 원형 전지는 초고출력, 장수명, 급속 충전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전동 공구 및 OPE(야외용 전동 공구) 시장과 특수 차량용 비즈니스 기회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파우치형 전지는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 확대와 신규 모델의 적기 진입을 추진한다.

삼성SDI ‘PRiMX’ 배터리. <사진=삼성SDI>
전자재료 부문은 반도체·OLED 소재를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반도체 소재는 메모리 활황에 힘입어 당장 가시적인 실적 확대가 기대된다. OLED 소재는 주요 고객사의 신규 플랫폼 진입 효과에 힘입어 물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편광 필름은 고객사 재고 영향에 따라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블랙프라이데이 등 전통적인 소비 성수기로 인해 올 4분기 일부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이라는 경영 방침 아래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향후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미래 준비에 적극 힘쓴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미 삼성은 신성장동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고체 전지 샘플을 5개 고객사에 확대 공급했다. 샘플을 공급받은 고객사들의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전지 상용화에 속도를 올린다는 목표다.
아울러 주력 볼륨 시장과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FP(리튬인산철) 개발 라인을 구축하고, 2026년 양산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특히 46파이 원형 전지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신규 고객사를 확보함에 따라 기존 계획 대비 1년 정도 빠른 2025년 초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조한제 삼성SDI 소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최근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첫 프로젝트를 확보해 내년 초 양산할 계획이다”며 “비록 전기차용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양산을 앞당긴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요 OEM들과도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용 프로젝트에서도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삼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요 둔화 극복을 위한 매출 극대화,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구조 혁신, 시장 선도를 위한 미래 기술 확보 등에 집중해 미래 지속 성장을 본격화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배터리 경쟁사들이 투자를 미루거나 축소키로 한 것과 달리 설비 투자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헝가리 법인 증설,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법인 공장 건설 등 이미 확보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전고체 전지 및 46파이 원형 전지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기준으로 이미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고 강조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올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은 경영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나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현 삼성SDI는 매우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며 “향후 시장이 반등되는 시점에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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