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분기 영업익 5조 시대 재 진입…“삼성과 HBM 승부, 1위 자신있다”

시간 입력 2024-07-25 17:40:20 시간 수정 2024-07-25 17: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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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사상 최대 실적
AI 메모리 ‘HBM3E’ 12단 제품, 3분기 양산
“올 HBM 매출 전년비 약 300% 성장 전망”
SK, 하반기 삼성과 HBM 진검승부 불가피
“차세대 HBM 역량 제고, 독보적 선두 도약”

SK하이닉스가 올 2분기 5조원을 크게 뛰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전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열풍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HBM 1등’ SK의 수익성이 크게 확대된 덕분이다.

AI 메모리 리더십을 확보한 SK하이닉스는 HBM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실적 반등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5세대 HBM인 ‘HBM3E’을 앞세워 HBM에서만 올해 약 300%의 매출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HBM3’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조만간 5세대 제품인 HBM3E도 검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사간 HBM 주도권 다툼은 피할 수 없게 됐다. SK는 HBM3E 12단 제품 양산과 6세대 HBM ‘HBM4’ 12단·16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삼성의 도전을 따돌리고, 글로벌 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다진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액이 16조423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조3059억원 대비 무려 12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 2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익은 5조46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8821억원 대비 대규모 흑자전환 했다. 직전 분기인 1분기 2조8860억원과 비교해도 89%나 급증한 수치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와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대 영업익을 거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거둔 것과 관련해 “HBM,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 모두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올 1분기 대비 2분기 매출이 32% 증가했다”며 “이와 함께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직전 분기보다 10%p 상승한 33%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SK하이닉스 경영진들로부터 차세대 반도체와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

SK의 어닝서프라이즈에 시장은 반색하는 모습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장기간 지속돼 온 다운턴(하강 국면)에서 벗어나 올해 본격적인 실적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장밋빛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SK는 올 하반기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온디바이스(On device) AI를 지원하는 새로운 PC와 모바일 제품들이 시장에 대거 출시될 것으로 내다 봤다. 이에 따라, HBM, 고성능 D램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일반 메모리 제품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맞춰, SK는 HBM 경쟁력 확보에 더욱 주력하기로 했다. 특히 주요 고객사에게 샘플로 제공한 HBM3E 12단 제품을 올 3분기 내 양산하고, 4분기에 본격 출하해 글로벌 HBM 시장에서의 위상을 한층 제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는 HBM3E가 HBM3의 출하량을 크게 넘어 서고, 전체 HBM 출하량 중 절반을 차지할 것이다”며 “올해는 TSV(실리콘관통전극) 생산 능력 확대, 10나노 5세대(1b) 전환 투자 등을 기반으로 HBM3E 공급을 빠르게 늘려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SK는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300%나 성장할 것으로 자신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3E 12단 제품 수요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다”며 “내년 상반기 중 HBM3E 12단 제품 공급량이 8단 제품을 넘어 설 것이다”고 관측했다. 이어 “HBM3E 8단에 비해 12단 제품의 기술 난도가 높긴 하나 램프업(생산량 확대)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수율 확보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HBM3E 12단 제품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양산·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6세대 HBM인 HBM4 개발도 더욱 서두른다.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 기술을 적용해 내년 하반기부터 HBM4 12단 제품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4 16단 제품은 2026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춰 개발할 예정이다”며 “특히 HBM4 16단 제품은 어드밴스드 MR-MUF,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등을 모두 검토해 고객사 니즈에 부합하는 최적의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렇게 확보한 AI 메모리 리더십을 토대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추격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HBM 1등’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삼성은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전 세계 HBM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달 24일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를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처음으로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로부터 4세대 HBM인 HBM3의 품질을 검증 받은 만큼 5세대인 HBM3E도 머지않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HBM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간 HBM 패권 경쟁이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 HBM4 등 차세대 HBM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아 독보적인 AI 메모리 선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오랜 기간 글로벌 HBM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면서 경쟁사보다 먼저 확보한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앞세워 삼성전자의 HBM 굴기를 저지하고, ‘HBM 1등’ 타이틀을 굳건히 수성한다는 포부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한편 SK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HBM와 관련한 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 “문제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투자 증가는 곧 공급 과잉’이라는 단순 논리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HBM의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 등을 고려하면 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트 증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산 증가 제약은 HBM 세대가 업그레이드될수록 더욱 가중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HBM은 1년 이상의 고객 계약 물량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하고 있어 투자 증가는 곧 제품량 주문 증가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이 있다”며 “향후 다양한 응용처에 AI 기술이 적용되면 PIM(프로레싱인메모리) 등 새로운 메모리 제품이 출현하고, 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반 D램 양산을 위한 가용 생산 능력은 지난해 감산 이후 줄어든 수준을 유지하고, 대신 급성장하는 HBM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에는 메모리 업계의 투자 증가로 전체 생산 능력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 부분이 HBM 생산 확대를 위해 활용될 것이다”며 “이에 내년에는 올해 대비 2배 이상의 (HBM) 출하량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픈 손가락’이었던 낸드도 실수요 기반의 판매 전략에 맞춰 생산 능력이 결정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 3분기 eSSD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겠지만 일부 응용 제품의 수요 환경, 고객사 재고 상황 등을 고려하면 낸드 전체의 출하 비트 그로스(Bit Growth)는 전 분기 대비 한자리수 중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다”고 예측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투자에도 박차를 가한다. 

SK하이닉스는 내년도 하반기에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목표로 충북 청주시에 들어서는 신규 팹 M15X 건설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또 현재 부지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을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자본 지출은 연초 계획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메모리 선두 주자로서 인프라 투자는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장기 투자 규모는 이를 반영해 산출하고 있고, 연간 투자 계획은 해당 시점의 시장 수요를 반영해 유연하게 집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늘어나는 투자비를 제외하더라도 영업 현금 흐름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수익성 중심 투자 기조 하에 2분기 동안 필수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SK는 1분기 대비 4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일 수 있었다”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최선단 공정 기술과 고성능 제품 개발에 매진해 AI 메모리 선도 기업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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