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SK E&S 합병안,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편입안 등 처리
자회사 성과, 지주사 가치에 직결 구조 완성…SK 리밸런싱 마무리

2023년 6월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발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경영 위기에 직면한 SK그룹이 신규 사업을 대거 재조정하고, 그룹 내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 등 구조 개편을 전격 단행하며 SK가 강점을 갖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발판을 닦았다.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이사회에서 에너지·환경 분야 핵심 사업 지분을 대폭 확보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당부한 ‘질적 성장’은 더욱 탄력 받게 됐다. 다가올 기회에 대비해 성장의 밑거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SK의 리밸런싱이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SK㈜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에 대한 동의 안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재편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이달 1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안을 의결한 바 있다. 하루 뒤인 18일엔 SK에코플랜트가 이사회를 열고,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 2곳의 자회사 편입 안건을 처리했다.
이들 계열사의 구조 개편안을 SK㈜가 모두 통과시키면서 지주사의 지분율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 재편 과정이 끝나면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36.2%에서 55.9%로,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41.8%에서 62.1%로 각각 확대될 전망이다.
사실상 SK㈜는 이번 리밸런싱을 통해 에너지·환경 사업의 지분을 늘림과 동시에 우량 자산을 내재화하게 됐다.
실제로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을 통해 초거대 에너지 기업을 거느리게 됐다.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배터리 사업을, SK E&S는 LNG(액화천연가스)와 발전·수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양사는 외형적 성장과 더불어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재무·손익 구조 개선, 시너지 기반 성장성 확보 등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먼저 합병 회사는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배터리 사업 역량과 SK E&S의 LNG, 재생에너지 사업을 결합해 석유부터 전기까지 이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재무·손익 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합병 회사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5조8000억원으로, 합병 전보다 1조9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개선된 재무·손익 구조를 바탕으로 재무 건정성을 빠르게 강화시킨다는 목표다.
손익 변동성도 낮아져 유가, 정제 마진 등 외부 환경 영향을 크게 받는 석유 산업에서의 불확실성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추진해 온 전기화 사업도 더욱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 등을 추진해 왔다. SK E&S는 충전 인프라, 재생에너지, 에너지 솔루션 등에 주목하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에너지 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다”고 의미를 밝혔다.
SK에코플랜트의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 자회사 2곳 편입도 리밸런싱의 한 축이다.
에센코어는 홍콩에 본사를 둔 반도체 모듈 업체다. D램 메모리 모듈을 비롯해 SSD, SD카드, USB 등 메모리 제품을 전 세계에 제조·판매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살아나고 있어 추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질소·산소·아르곤 등 반도체용 산업 가스를 제조하는 업체다. 산업용 가스와 액화탄산을 장기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안정적 이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SK>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반도체 사업의 높은 수익성을 토대로 환경 사업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들 3개사가 가진 역량이 결합돼 친환경‧리사이클링, 반도체 인프라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각 사의 장점을 살려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아울러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 및 미래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재무 안정성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 개편을 통해 핵심 역량을 한데 결집한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드는 상당 수준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게 됐다. 이들 계열사 지분 50% 이상을 확보한 SK㈜ 역시 어마어마한 사업 성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SK㈜가 보유한 지분 가치 중 약 80%는 자회사 지분이다. 나머지 20%는 글로벌 자산과 자체 투자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다.
SK㈜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성과가 지주사 가치에 직결되는 구조가 완성됐다”며 “중복되는 영역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하는 등 자회사 지분 가치를 끌어 올려 궁극적으로 SK㈜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리밸런싱의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SK는 지난달 ‘2024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SK의 미래 전략 방향을 확정했다.
이 자리에서 SK는 수익성 개선과 사업 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을 통해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키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AI(인공지능)·반도체·에너지·환경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주주 환원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또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FCF(잉여현금흐름)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현재 SK는 지난해 10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서 올해는 22조원의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전사적으로 핵심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역량을 극대화할 경우, 오는 2026년에는 흑자 규모가 40조원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SK의 중론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6월 28~29일 이틀 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SK>
아울러 SK는 중복 투자 해소 등을 위해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하고 있다, 계열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몸집을 줄이는 리밸런싱이 본격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량 자산은 지속적으로 내재화하고, 미래 성장 사업 간 시너지는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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