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2분기 정제마진 하락에 실적 전망 ‘먹구름’

시간 입력 2024-07-11 17:20:26 시간 수정 2024-07-11 17: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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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1분기 7.3달러→3.5달러 반토막
경기 부진으로 석유 수요도 둔화…설비 증설로 공급 과잉 우려도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거둔 정유업계가 2분기에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2분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데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고유가 등으로 인해 석유 수요도 둔화한 영향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2365억원으로 직전 분기(4541억원) 대비 47.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 달 전 전망됐던 4557억원보다 절반 가량 낮아진 수치다.

일각에서는 에쓰오일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IBK투자증권은 2분기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을 854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윤활기유 부문은 견고한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유 부문은 전 분기 대비 적자전환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5862억원) 15.9% 하락한 493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 5613억원에서 700억원 가량 하향 조정됐다. 특히 지난 1분기 59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정유 부문에서 실적 하락세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2분기 SK이노베이션 정유 부문 영업이익을 860억원으로 추정했다.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 부진 배경으로는 정제마진 약세와 석유 수요 둔화 등이 지목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5달러로 지난 1분기(7.3달러) 대비 반토막이 났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에서 원유 가격을 뺀 값으로 정유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업계에서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GS칼텍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석유 제품 수요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는 통상적으로 자동차, 항공기 등 이동 슈요가 늘어나는 드라이빙 시즌 등 계절적 성수기지만 올해 5월 미국 휘발유 및 등·경유 수요량은 전년 대비 각각 1.0%,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산업 활동 및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해 드라이빙 시즌 진입에도 불구하고 가솔린 정제마진은 오히려 하락, 디젤 및 등유 마진도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올해 원유 수요 순증가 전망을 연초 하루 124만 배럴에서 106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올해 원유 수요 순증가 전망을 하루 139만 배럴에서 92만 배럴로 내렸다.

수요 둔화와 더불어 신규 정제설비들의 가동으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마진 하락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신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연됐던 중국, 중동 등의 신규 정제설비 준공·가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인도 등에서도 증설 프로젝트가 지속됨에 따라 정제설비 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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