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액, 전년比 22.31% 오른 74조 기록
영업익, 1년 새 1452.24% 급등 ‘어닝 서프라이즈’
‘메모리 업황 개선’ DS 부문, 전체 실적 개선 주도
HBM 주도권 확보 사활…삼성 반도체 실적 견인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10조원을 상회하는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한파’가 끝나고 메모리 업황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는데다, AI(인공지능) 메모리 수요 확대로 반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매출액이 74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0조100억원 대비 22.31%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올 1분기 71조9200억원에 비해서도 2.89%나 늘었다.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 2분기 영업익은 1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00억원 대비 무려 15배에 달하는 1452.2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분기 영업익 10조 시대’로 다시 복귀한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긴 것은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것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실적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어서다.
DS 부문은 지난 한해 동안 14조88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을 기록한 DS 부문 영업익은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4분기 -2조1800억원 등 줄곧 적자 상태를 이어 왔다.
그러나 메모리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AI 열풍에 따른 고성능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삼성의 DS 부문 실적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실적 회복세에 힘입어 올 1분기엔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올 1분기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5800억원에서 흑자전환 했다. 지난 2022년 4분기(2700억원) 이후 5분기 만에 영업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이날 삼성전자가 각 사업 부문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2분기 DS 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5조원대로 추정된다.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생산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웨이퍼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이 올 2분기 178만5000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9만9000장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 봤다. 또 올 3분기에는 196만5000장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77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D램 생산량 확대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실적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D램 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까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D램·낸드 판매 가격 모두 급등하고 있다. 이는 삼성 반도체의 실적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 2분기 D램 ASP(평균판매가격)는 직전 분기 대비 15% 상승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같은 기간 낸드도 무려 18%가량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I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에서 올해 5%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매출 기준으로는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에서 올해 21%로 늘어나고, 오는 2025년에는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은 무려 20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36GB HBM3E 12H. <사진=삼성전자>
HBM에 대한 낙관론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주효할 것으로 점쳐진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38%였다. 전 세계 시장에 출하된 HBM 5개 가운데 2개는 삼성 제품이다.
다만 SK하이닉스에 HBM 선두 자리를 빼앗긴 것은 뼈아팠다. 이에 삼성은 HBM 경쟁력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4월부터 D램을 8단으로 적층한 HBM3E 8단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HBM3E 12단 제품은 올 2분기 내 생산을 목표로 양산 준비가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HBM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는 삼성전자는 견조한 생산 능력과 AI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솔루션을 앞세워 올해 ‘HBM 누적 매출 100억달러(약 13조7850억원) 시대’의 포문을 연다는 목표다.
DS 부문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과 달리 올해 초 세계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하며 ‘AI 폰 시대’를 주도한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실적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1분기 MX사업부의 영업이익은 갤S24 효과에 힘입어 3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신제품 출시 효과가 약해지면서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MX사업부 영업익 전망치는 2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DA(생활가전)사업부는 AI TV, AI 가전 등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꾸준히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올 2분기 8000억원 가량의 영업익이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등 주력 고객사에 대한 판매 호조로 6000억~7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DS 부문이 반도체 한파의 긴 터널을 지나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올 한해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낙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DS 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첨병으로 HBM을 낙점하고, HBM 주도권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앞서 4일 DS 부문은 HBM 개발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신임 HBM 개발팀장은 고성능 D램 제품 설계 전문가인 손영수 삼성전자 부사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 개발팀은 ‘HBM3’와 ‘HBM3E’뿐 아니라 차세대 ‘HBM4’ 기술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메모리사업부 내에서 HBM 개발 조직을 운영해 온 데 이어 이번 조직 개편으로 HBM 전담 조직을 한층 강화해 차세대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올해 2월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24Gb D램 칩을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단 제품을 구현한 바 있다. 현재 HBM3E 8단과 12단 제품은 엔비디아로부터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AVP(어드밴스드패키징) 개발팀과 설비기술연구소도 손봤다. 기존의 AVP 사업팀을 재편한 AVP 개발팀은 전 부회장 직속으로 배치됐다. 2.5D, 3D 등 신규 패키지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설비기술연구소의 경우 반도체 공정과 설비 기술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재편됐다. 연구소는 반도체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양산 설비에 대한 기술 지원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HBM과 차세대 패키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전반적인 기술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반도체 사업 수장을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으로 교체하는 등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위기 쇄신에 나선 상태다. 최근에는 HBM 등 차세대 D램 솔루션 제품 컨트롤러 개발·검증 등 800여 개 직무를 대상으로 경력 사원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이렇듯 HBM 역량강화까지 나서면서, 올해 ‘연간 영업익 40조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실적과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이달 31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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