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 리더십’ 강화 승부수 띄웠다…SK, 2026년까지 ‘AI·반도체’에 80조 투자

시간 입력 2024-06-30 22:56:23 시간 수정 2024-06-30 22: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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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경영전략회의’ 돌입…최고 경영진, 1박 2일 간 열띤 토론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동력 투자 확대·‘운영 개선’ 강화 전략 논의
SK수펙스에 ‘반도체위원회’ 신설…‘SKMS’ 경영 철학도 고도화
최태원 “미래 준비 선제 대응…‘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해야”

2023년 6월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발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SK그룹이 위기상황에 내몰린 신규 사업을 대거 재조정 하고,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그룹내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을 본격화한다. 다가올 시장의 큰 파고(Big Wave)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SK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6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 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SK의 미래 전략 방향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SK수펙스) 의장을 비롯해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부사장이 이번에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SK 최고 경영진은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밸류체인 재정비 등을 위해 운영한 다양한 태스크포스(TF) 활동 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논의를 진행했다. 각 사는 이번에 합의한 방향성에 맞춰 올 하반기부터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추진키로 했다.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최근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과 관련해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고 소개하고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6월 28~29일 이틀 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SK>

최 회장은 SK가 강점을 갖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 AI 못지 않은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최창원 의장은 그룹의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준법) 등 기본과 원칙 준수, 이해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이고 진정한 소통을 강조했다.

최창원 의장은 “우리에겐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며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 등에 속도를 내서 시장에 기대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회의에서 SK 경영진은 수익성 개선과 사업 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을 통해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기반으로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주주 환원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SK는 우선, AI·반도체 투자를 통해 △HBM(고대역폭메모리)를 필두로 한 AI 칩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욱 정교화 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포부다.

그 일환으로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 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중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 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CEO들은 AI·반도체 밸류체인과 관련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날부로 SK수펙스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위원장으로 보임 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FCF(잉여현금흐름)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SK는 지난해 10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서 올해는 22조원의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전사적으로 AI, 반도체 등의 밸류체인 역량을 극대화할 경우, 오는 2026년에는 흑자규모가 40조원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SK의 중론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SK하이닉스 경영진들로부터 차세대 반도체와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

한편 주요 경영진은 중복 투자 해소 등을 하는 과정에서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하고, 계열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몸집 줄이기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량 자산은 지속적으로 내재화 하고, 미래 성장 사업 간 시너지는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1박 2일 간 20여 시간에 걸쳐 열띤 토론을 벌인 최고 경영진은 사업 재조정 등 못지않게 그룹 고유의 경영 체계인 ‘SKMS(SK경영관리시스템)’와 수펙스(SUPEX·Super Excellent) 추구 정신의 회복과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 했다.

SKMS는 고(故) 최종현 회장이 1979년 처음 정립한 SK의 경영 철학으로, 지난 45년 간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나날이 고도화돼 왔다.

특히 SKMS는 1990년대 IMF 외환 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 위기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또 지난 1980년 유공, 1994년 한국이동통신, 2012년 하이닉스 등 인수합병(M&A)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으로도 작용했다.

SK그룹 내 주요 CEO들은 “도전적인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다가올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 구성원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정신으로 합심해야 한다”며 “최고 경영진부터 SKMS의 핵심 중 하나인 ‘VWBE(자발적·의욕적 두뇌 활용)’ 정신과 겸손한 자세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하자”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SK는 SKMS 의제를 올해 지속 과제로 삼아 오는 8월에 개최하는 이천포럼과 10월 CEO 세미나 등에서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SK그룹은 구성원들이 SKMS 정신을 발휘하면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한층 고도화 하기로 했다.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해 도입한 ‘유연 근무제’, ‘해피 프라이데이’, ‘재택 근무’ 등을 계열사별 여건에 맞게 계속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다가올 큰 기회에 대비해 성장의 밑거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출발점이자 결론이다”며 “미래 지향적인 투자 활동은 SK 기업 가치 제고 외에 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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