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종가 22만5000원 기준 SK하이닉스 시총 163조8005억원
현대차그룹 12개 상장사 시총 163조 보다 8000억원 상회
AI 최고 수혜제품 HBM 덕분…“SK, 내년까지 HBM 매출↑” 전망

SK하이닉스가 AI(인공지능) 반도체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AI 반도체 구동에 없어선 안 될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시총)이 현대자동차그룹 마저 추월한 상태다.
당분간 AI 열풍이 지속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AI 메모리 선두 주자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업계에선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한 SK가 HBM 특수를 타고 내년까지는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25일 증권 시황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 주당 가격은 22만5000원, 시총 규모는 163조8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거래일 종가 22만3000원 기준 162조3445억원 대비 1조5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들어 SK하이닉스의 고공행진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 2일만 해도 SK하이닉스의 주당 가격은 14만2400원, 시총 규모는 103조6675억원으로, 100조원선을 살짝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2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3월 4일 종가 16만6500원 기준 시총 121조2124억원을 기록하며 120조원대에 진입했다.
‘20만닉스’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지난달 23일에는 SK하이닉스의 시총 규모가 145조6005억원에 달했고, 이달 7일엔 150조원, 13일 160조원을 잇따라 돌파했다. 최고가를 경신한 20일 종가 23만7500원 기준 SK의 시총은 무려 172조9006억원까지 치솟았다.
반년 만에 시총 규모가 60조원 넘게 치솟으면서 현대차그룹을 앞지른 것이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단숨에 현대차그룹 시총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AI 열풍의 최고 수혜 제품인 HBM 덕분이다.
2022년 11월 말 오픈AI가 생성형 AI ‘챗GPT’를 공개한 이후 AI칩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AI 메모리칩인 HBM 수요도 덩달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AI 반도체를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HBM이 필수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AI 시대 핵심 메모리인 HBM을 AI 반도체 공룡인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SK하이닉스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5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시장에서 특히 주목하는 부문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90%가량을 독점한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올 3월엔 세계 최초로 5세대 HBM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하며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향후 SK의 HBM 매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사장은 지난달 2일 기자 간담회에서 “HBM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이달 제공하고, 올 3분기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며 “생산 측면에서 SK의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매진)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 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HBM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2026년 공급키로 했던 6세대 HBM인 ‘HBM4’ 12단 제품을 내년으로 앞당겨 양산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곽 사장은 “올해 이후 전 세계 HBM 시장은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수의 증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에 따른 데이터·모델 사이즈 증가로 인해 급격한 성장을 계속할 것이다”며 “불과 반년 전보다도 HBM 수요 가시성은 더욱 명확해졌다”고 전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7세대 ‘HBM4E’도 예상보다 이른 2026년께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SK의 ‘HBM 1등 굳히기’를 더욱 강화하는 핵심 역량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실적, 주가 모두 당분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적어도 내년까지는 HBM의 수혜를 누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 체제를 유지하면서 5세대 HBM인 HBM3E로의 세대 교체에 따른 판매 가격 상승 효과를 오롯이 누릴 것으로 판단된다”며 “SK의 HBM 매출은 지난해 2조6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10조9000억원, 내년 19조6000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룹의 수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힘 보태기에 나섰다. 최 회장은 지난 22일 글로벌 반도체·AI 시장을 점검하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최 회장의 미국 출장은 지난 4월 미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한지 약 2개월여 만이다. 이번 출장에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 등 반도체·AI 관련 주요 경영진이 동행했다.
최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SK그룹의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방안을 중점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빅테크가 모여 있는 미 새너제이 외에도 현지 파트너들이 밀집한 지역도 방문했다.
최 회장은 주요 빅테크, 파트너사와 만난 자리에서 SK하이닉스의 HBM, SK텔레콤의 생성형 AI 서비스 ‘에이닷’ 등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AI에 필요한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는 SK그룹의 청사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6월 대만에 이어 다시 미국을 방문해 AI와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AI 및 반도체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시간과 자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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