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OS 타이젠, 삼성 스마트TV 2억7000만대에 지원
스마트 TV뿐 아니라 모니터·빔프로젝터 등 여러 기기서 AI 경험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에도 타이젠 탑재…초연결 AI 기술 구현
“AI 기능 접목, 타이젠 통해 누구나 일상 속에서 AI 활용 가능”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타이젠 OS의 스마트 TV 탑재 규모 추이.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기능을 접목시킨 자체 개발 OS(운영체제) ‘타이젠’을 앞세워 다양한 가전 기기들과의 연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초 삼성이 제시한 ‘AI 기반 초연결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타이젠은 지난해 말까지 출시된 삼성 스마트 TV 약 2억7000만대에 탑재됐다. 단일 OS 탑재 규모로는 업계 최대 수준이다.
타이젠이 3억대에 육박하는 스마트 TV 고객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스마트 경험을 소비자에게 빠르게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컸다.
타이젠 개발의 주역인 정선용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프로는 “타이젠은 개방형이지만 자체 개발한 OS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약 없이 시도하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타이젠을 통해 기존의 TV 사용 경험을 유지하면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VOD 서비스를 구현했다”며 “최근 출시한 게이밍 허브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굉장히 좋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지금의 자사 플랫폼 규모를 갖추기까지는 나름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삼성전자는 2015년 타이젠을 도입하기 전까지 오르세이 OS를 활용했다.
오르세이와 타이젠은 삼성이 주도해 만든 자사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연산 처리 방식과 개방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연산 처리 방식의 경우, 오르세이는 한번에 한가지 연산을 처리하는 싱글 방식인 반면, 타이젠은 여러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 방식이다. 오르세이와 달리 타이젠은 연산 처리 중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개별적으로 접근해 해결이 가능하다.
더 큰 차이는 개방성에 있다. 오르세이는 전통적인 TV 기반으로 방송과 외부 입력을 통한 부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폐쇄형 플랫폼이다. 그러나 타이젠은 확장이 용이한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소스 코드를 공개해 수정·배포가 비교적 자유로운 타이젠은 다양한 개발자들을 유치하기에 유리할 뿐 아니라 개발을 위한 툴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오르세이 개발을 담당했던 변광섭 삼성전자 VD사업부 프로는 “다양한 외부 개발자를 유입시켜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타이젠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회고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당시 오르세이 개발진들은 ‘순항 중이던 오르세이의 뒤를 타이젠이 잘 이어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불안을 느낀 적도 있다고 했다. 변 프로는 “일부 모델이 아니라 전체를 타이젠으로 바꿔야 했기에 돌아갈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신규 OS 개발에 주저하지 않았다. 타이젠 개발팀은 오픈소스 플랫폼으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개발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 인터페이스 공용화, 표준 기술 도입 등에 집중했다.
표준 기술을 적용한 타이젠은 폐쇄적인 오르세이와 달리 CP(콘텐츠 공급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덕분에 삼성 스마트 TV에선 자체 서비스 외에도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애플 TV 등 다양한 CP의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타이젠은 TV가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까지 생태계를 확장하는데도 기여했다. 단순한 기기 간 연결을 넘어 OS와 서비스, 콘텐츠 간의 경험까지 광범위하게 연결하며, 이미 대세가 된 스마트 홈 라이프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줄 최적의 OS로 부상한 것이다.
또한 타이젠은 스마트 TV 서비스가 주요 수익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왔다. TV가 판매되면 그 즉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없었던 과거와 달리 타이젠을 통해 스마트 TV 서비스로부터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정 프로는 “삼성 TV 플러스, 게이밍 허브 등 소비자 경험을 고려한 다양한 서비스와 광고 수입이 매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개선과 라이센싱 제품군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타이젠이 다양한 기기를 아우르는 플랫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 기능을 적용한 타이젠을 기반으로 누구나 일상 속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같은 비전 아래 삼성은 올해 초 역대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3세대 AI 8K 프로세서’로 중무장한 Neo(네오) QLED TV 등 신제품을 앞세워 ‘AI TV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이 지난 3월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2024년형 삼성 TV 신제품 론칭 기념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창영 기자>
앞서 지난 3월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2024년형 삼성 TV 신제품 론칭 기념 행사 ‘언박스&디스커버(Unbox&Discover) 2024’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2024년형 네오 QLED TV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다양한 신제품이 최초 공개됐다.
당시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압도적인 화질을 자랑하는 네오 QLED 8K TV였다. 신제품에는 지난해 대비 8배 많은 512개의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NPU(신경망처리장치)를 탑재해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최강으로 일컬어지는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백광선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프로는 “OTT, 게임 등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콘텐츠 화질 또한 TV의 고해상도에 비례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프로세서 개발에 힘써 왔다”며 “최신 AI 프로세서는 삼성 TV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신 딥러닝 개발 처리를 고도화하며 SoC(시스템온칩) 기술력을 집대성한 칩이다”고 강조했다.
3세대 AI 8K 프로세서는 저해상도 영상을 8K급으로 업스케일링해 준다. 이에 따라, TV 시청자는 한층 더 선명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뉴럴 네트워크를 통해 시선이 집중되는 부분의 사물이나 인물, 특정 영역을 분석하고, 명암비를 강화해 3차원 깊이감을 더하는 ‘명암비 강화 프로’와 스포츠 종목을 자동 감지해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AI 모션 강화 프로’도 지원한다.
AI를 통해 사운드 기술도 더욱 진화했다. 신제품에는 최상의 시청 경험을 완성해주는 ‘사운드 최적화 프로’가 적용됐다. 이는 벽면이나 천장에서 반사되는 오디오 신호를 이용해 TV 센서로 공간을 파악하고, 시청 중인 콘텐츠를 분석해 소비자 시청 환경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제공해주는 기능이다.
‘액티브 보이스 프로’는 각 콘텐츠마다 다른 음량 차이를 감지하고 목소리를 분리해 증폭시킴으로써 대화 내용이 배경음에 묻히지 않고 명료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전자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 <사진=삼성전자>
이렇듯 AI를 통해 하드웨어 성능이 대폭 개선된 삼성 TV에 타이젠 OS가 적용되면서 삼성의 AI TV 시너지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황서영 삼성전자 VD사업부 프로는 “삼성 TV는 업스케일링 등 화질 및 음질 개선을 위해 과거부터 AI 기술을 활용해 왔다”면서도 “올해는 타이젠 OS에 대폭 향상된 하드웨어까지 힘을 합쳐 온디바이스(On device) AI가 대폭 강화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막을 인식하고 위치를 자동으로 조정한다거나, 게임 장르를 인식해 자동으로 최적의 화면 모드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계정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TV뿐만 아니다. 타이젠은 모니터는 물론 빔프로젝터, B2B(기업 간 거래) 사이니지 제품에도 탑재돼 여러 기기에서 상황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서 주목 받은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에도 타이젠이 탑재됐다.
정 프로는 “엣지 기술을 활용해 볼리 제품 안에 탑재된 고성능 컴퓨팅 리소스를 이용하면 초연결을 통한 AI 기술의 활용 사례가 될 것이다”며 “삼성이 그리는 초연결 시대에서 타이젠이 중심이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타이젠은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온디바이스 플랫폼으로 진화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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