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3조3350억달러…MS·애플 앞질러
차세대 AI 칩 블랙웰 GPU, 올 하반기 출시 예고
추가 상승 여력 여전…메모리칩 파트너 SK하이닉스도 주목
올해 HBM 매출 10.9조 전망…‘24만닉스’ 가나

미국 엔비디아 보이저사옥. <사진=엔비디아>
전 세계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등극했다. AI 칩 수요가 봇물 터진 듯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엔비디아의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더욱이 엔비디아가 올 하반기 차세대 AI 반도체를 신규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성장 가성은은 더 커 보인다.
엔비디아발 호재로 AI 메모리 선두 주자인 SK하이닉스도 동반 특수가 예고되고 있다. AI 반도체 구동에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인 SK하이닉스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현지시간으로 18일 전거래일 종가 130.98달러 대비 3.51%(4.6달러) 오른 주당 135.58달러에 장 마감했다.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시총)은 무려 3조3350억달러(약 4607조6360억원)로 불어났다. 이는 국내 유가 증권 시장 1위 삼성전자의 시총 484조7463억원의 약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3조3173억달러)와 애플(3조2천859억달러)을 제치고 미국 뉴욕 증권 시장 시총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93년 엔비디아가 설립된 이후 31년 만에 역대급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당초 3D(3차원) 비디오 게임을 구동하는 컴퓨터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제조·판매하던 엔비디아가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2022년 11월 말 오픈AI가 공개한 생성형 AI ‘챗GPT’ 덕분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선 LLM(거대언어모델)을 가속화할 수 있는 GPU가 필수로 요구된다. GPU를 활용하면 문장 생성 및 분석 등 생성형 AI 학습 등 여러 개의 연산을 병렬 방식으로 동시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GPU 시장을 선도하고 있던 엔비디아가 AI 칩 공급 업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확고한 비전도 성장에 주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황 CEO는 IT 산업이 ‘가속 컴퓨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견했다”며 “AI 시대, 하드웨어 혁신의 물결을 잘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의 80~90%가량을 독점하며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AI 플랫폼 개발 경쟁에 뛰어든 MS,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의 GPU 수요를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이에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2024 회계연도 1분기(올 2~4월) 매출액은 260억4000만달러(약 35조976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71억9000만달러 대비 무려 262% 급등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24 회계연도 1분기 영업익은 169억달러(약 23조3490원)로, 전년 동기 21억4000만달러 대비 689.7%나 폭증했다. 같은 기간 주당 순이익도 1.09달러에서 6.12달러로, 4.5배나 증가했다.
엔비디아가 AI 시대를 이끌 ‘AI 반도체 공룡’으로 급부상하면서 전 세계로부터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주식 액면 가치의 10분의 1을 분할 하면서, 주당 1209달러 수준이던 주가가 121달러 수준으로 낮아져 투자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주가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엔비디아가 올 하반기에 차세대 AI 반도체를 출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황 CEO는 “올 3월 공개한 차세대 AI 칩 ‘블랙웰’ 생산에 돌입했다”며 “이르면 올 하반기 본격 출시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올 3월 18일 엔비디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를 열고, 차세대 AI 반도체 ‘B100’과 ‘B200’을 선보인 바 있다. B100, B200은 엔비디아 호퍼 아키텍처 기반의 H100의 성능을 뛰어 넘는 차세대 AI 반도체다. 호퍼 아키텍처가 아닌 새로운 플랫폼 블랙웰을 기반으로 제조돼 H100 대비 최대 30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반면 에너지 소비는 2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블랙웰은 2년 전 출시된 호퍼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이다. 최대 10조개의 파라미터로 확장되는 모델에 대한 AI 훈련과 실시간 LLM 추론을 지원한다. 블랙웰이라는 명칭은 게임 이론과 통계학을 전공한 수학자이자 흑인 최초로 미국국립과학원에 입회한 데이비드 헤롤드 블랙웰에서 따 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엔비디아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첨단 AI 칩을 앞세워 경쟁사들과의 차이를 더욱 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엔비디아를 따라잡을 만한 경쟁사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엔비디아 주가가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4차 산업 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더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AI 시대로 향하고 있는 와중에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는 본질적으로 기술 분야의 새로운 금(gold) 또는 석유(oil)라고 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 주가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발 호재에 K-반도체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AI 칩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HBM이 반드시 장착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있는 SK하이닉스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 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공룡인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올 3월엔 세계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하며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엔비디아가 시총 1위로 등극하면서, AI 동맹 파트너인 SK하이닉스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장 초반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장중 한때 주당 24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장 후반 다시 하락하며 SK하이닉스는 23만3500원으로 장 마감했다.
그럼에도 향후 SK하이닉스의 실적, 주가 모두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HBM 1등’ SK하이닉스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HBM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사장은 지난달 2일 기자 간담회에서 “HBM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이달 제공하고, 올 3분기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며 “생산 측면에서 SK의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매진)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 됐다”고 말했다.
2026년 공급키로 했던 6세대 ‘HBM4’ 12단 제품을 내년으로 앞당겨 양산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곽 사장은 “올해 이후 전 세계 HBM 시장은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수의 증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에 따른 데이터·모델 사이즈 증가로 인해 급격한 성장을 계속할 것이다”며 “불과 반년 전보다도 HBM 수요 가시성은 더욱 명확해졌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또한 SK하이닉스는 7세대 HBM4E도 예상보다 이른 2026년께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는 SK의 ‘HBM 1등 굳히기’를 더욱 강화하는 핵심 역량이 될 전망이다.
증권 업계에서도 SK하이닉스에 대해 장미빛 전망을 하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 체제를 유지하면서 5세대 HBM인 HBM3E로의 세대 교체에 따른 판매 가격상승 효과를 오롯이 누릴 것으로 판단된다”며 “SK의 HBM 매출은 지난해 2조6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10조9000억원, 내년 19조6000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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