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 사실일 경우 회복 어려운 손해 불가피”
경찰, 케이블 제조 업체·건축 설계 회사 관계자 입건

LS전선 동해사업장 해저4동 및 VCV타워. <사진=LS전선>
국내 전선 업계 1위인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기술이 경쟁사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LS전선은 향후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관련 업체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LS전선은 14일 ‘LS전선 기술 자료의 경쟁사 유출’에 대한 설명 자료를 냈다.
이는 하루 전인 13일 LS전선 해저 케이블 기술 유출 사건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는 내용과 관련한 설명 자료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케이블 제조 업체와 건축 설계 회사 관계자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케이블 제조 업체는 LS전선의 경쟁 업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건축 설계 회사가 과거 LS전선 케이블 공장 건설을 진행하면서 고전압 해저 케이블 기술 정보를 얻었고, 이를 케이블 제조 업체에 빼돌렸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후 관련 전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LS전선은 “LS전선은 약 20년 간 해저 케이블 공장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오고 있다”며 “기술 유출이 사실일 경우 회복이 어려운 손해를 입어 피해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500kV급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저 케이블은 국가 핵심 기술이다”며 “제조 기술과 설비 관련 사항이 다른 국가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경쟁 업체에 유출된 것으로 의혹을 받는 LS전선의 기술은 해저 케이블 공장 설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LS전선은 2007년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초고압 해저 케이블을 개발하고, 2009년 국내 최초 해저 케이블 전용 공장을 준공했다. 최근엔 1조원을 투자해 생산 공장을 확장하고, 아시아 최대 규모 HVDC 케이블 생산 타워를 건설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건축 설계 회사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공장 4동의 건축 설계를 전담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해저 케이블 공장 설계에 특수 설비의 하중·배치·수량, 설비 특징 및 설계 콘셉트, 케이블 이송 경로 등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에 주요 해저 케이블 업체들은 일반적인 생산 공장과 달리 서로 다른 레이아웃을 갖고 있는 자사 공장 설계를 핵심 기술로 관리한다.
또 해저 케이블은 바다 속에서 이음새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십~수백km의 장조장으로 생산된다. 무게도 수백~수천톤에 달한다. 해저 케이블 공장 설비 배치와 항구로 이송하는 방법 등도 매우 중요한 기밀로 꼽히는 이유다.
LS전선은 “해저 케이블 건축 설계는 일반 공장의 설계와 달리 장조장, 고중량의 케이블 생산·보관·이동을 위한 설비 배치에 대한 것이다”며 “도로로 이송할 수 없어 공장에서 항구까지 이송하는 방법에 대한 설계도 보안 사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후발 업체들의 진입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 초고압 해저 케이블 생산 업체는 LS전선을 포함해 유럽, 일본 등 6개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결국 건축 설계 회사는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공장 설계와 초고압 케이블 등과 관련한 모든 히스토리와 노하우를 알게 된다. 만약 건축 설계 회사가 경쟁 업체의 해저 케이블 공장을 설계할 경우 LS전선의 핵심 기술 유출이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LS전선은 “기술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협력 업체를 최소화했고, 이에 따라 건축 설계 회사 한곳에 전담했다”며 “해당 건축 설계 회사와 계약 시 비밀 유지 의무에 관한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경쟁 업체와 거래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선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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