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 7일 첫 연가 투쟁…참여 조합원 수 예상보다 적어
삼성전자 내 최대 노동조합(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7일 조합원들의 단체 연차 사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했다. 다만 참여한 조합원들이 예상보다 적어 당초 우려됐던 공장 생산 차질은 없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이날 연가 투쟁에 나섰다. 1969년 삼성전자 창립 이후 첫 파업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전삼노는 이날 모든 조합원들에게 연차를 소진하는 것을 권고하는 파업 지침 1호를 전달한 바 있다.
전삼노의 파업 예고 이후 삼성전자의 공장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기도 했다. 수만명이 동시에 연차를 쓰게 될 경우, 생산라인 가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염려에서다. 3일 기준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387명이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고용 규모인 12만4804명의 22.7%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정작 이날 생산라인은 큰 문제 없이 가동됐다. 단체 연차 사용 파업에 동참하는 조합원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현충일(6월 6일) 징검다리 연휴와 비교하면 오히려 올해 연차 사용률이 더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래 쉬려고 했다가 (파업에 동참한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안 쉬는 직원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참여 인원은 저조한 것으로 알고 있고, 생산과 경영 활동에도 차질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삼노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단체 연차 소진 투쟁 동참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그러나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사상 첫 연가 투쟁이 조합원 자의에 의해 결정됐으면 하는 취지로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초 삼성 노조도 이날 연가 투쟁이 생산에 큰 피해를 주지 않을 것으로 진단해 왔다. 전삼노 관계자는 “우리는 삼성전자 생산라인에 파격적인 피해를 입히는 파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차 사용 파업을 시작으로 총파업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고자 한다”며 “동시에 24시간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농성을 진행해 투트랙 전략으로 사측을 향한 투쟁을 이어 나가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의 파업과 관련해 외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삼노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농성 중인지도 벌써 10일차에 접어든 가운데 이날 뉴욕타임스, AFP 통신 등 다수의 외신이 농성장을 찾아 취재했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올해 1월부터 임금 협상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입장 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 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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