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컴퓨텍스 2024’서 “첨단 AI 칩 ‘MI325X’ 연내 출시”
HBM3E 탑재·GAA 3나노 도입 전망…삼성, 파트너로 주목
엔비디아·SK 쫓는 AMD·삼성, AI 역량 제고 위해 동맹 고려
엔비디아 차세대 GPU ‘루빈’ 공개에 HBM 선두 SK 웃음꽃

리사 수 AMD CEO.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를 휩쓴 AI(인공지능) 열풍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빅테크 간 AI 칩 개발 경쟁도 날로 첨예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내년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엔비디아를 맹추격 중인 AMD 또한 AI 반도체 신제품을 연내 출시할 것을 공표했다.
AI 칩 시장을 두고 패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AI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도 급속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글로벌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K-반도체가 AI 칩 대전에서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간 긴밀한 파트너십이 AMD와 삼성전자 간에도 맺어질지 여부다. 실제로 AMD가 삼성과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SK에 밀려 세계 HBM 시장 2위로 추락한 삼성이 AI 메모리 주도권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리사 수 AMD CEO(최고경영자)는 3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테크 엑스포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을 통해 “AMD는 첨단 가속기의 연간 업데이트 주기를 따를 것이다”며 “최신 첨단 가속기 ‘인스팅트 MI325X’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수 CEO는 “MI325X는 엔비디아의 ‘H200’보다 메모리 용량은 2배, 메모리 대역폭은 1.3배, 모델 사이즈는 2배 향상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AMD의 최신 AI 칩은 첨단 데이터센터부터 첨단 노트북까지 모든 것을 위한 용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FP는 “AMD는 엔비디아의 가장 중요한 경쟁자 중 하나로 부상했다”며 “AMD의 차세대 프로세서가 경쟁사들의 최고 제품들과 겨루게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AMD의 차세대 AI 반도체는 연내 공개될 전망이다. 수 CEO는 “MI325X는 올 4분기 출시 예정이다”고 밝혔다.
AI 칩 구동에 필수인 HBM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았다. 수 CEO는 “업계 최고 용량을 가진 ‘HBM3E’를 탑재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36GB HBM3E 12H. <사진=삼성전자>
수 CEO의 발언으로, 누가 AMD의 HBM 파트너가 될지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HBM3E 12H 제품이 장착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내다 봤다. 앞서 삼성은 올해 3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업계 최초로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HBM3E 12H 실물을 선보인 바 있다. 삼성은 12단 제품을 올 2분기 내 양산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미 HBM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양사 간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AMD에 4세대 HBM인 ‘HBM3’를 공급 중이다.
대만 현지 매체의 보도도 삼성과 AMD의 협력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최근 수 CEO는 자사의 차세대 제품에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 기반 3nm(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채택될 것이라는 업계의 믿음을 강화시켰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이 GAA 기반 선단 공정에서 상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해 12월 3나노 생산에 돌입한 TSMC보다 반년 가량 앞선다.
AMD가 삼성전자와의 협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간 연맹이 공고해지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야 하는 AMD와 삼성전자가 AI 칩 연합 전선 구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AMD는 사실상 유일한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글로벌 AI 칩 시장에서의 입지는 여전히 참담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IOT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92%에 달한다. AMD가 엔비디아를 쫓아가기엔 너무나도 큰 간극이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처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53%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38%로 SK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15%p나 됐다. 2022년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 50%, 삼성 40% 등으로, 양사 간 점유율 차이는 10%p에 그쳤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간극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AMD, 삼성전자 모두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따라 잡기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AI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서로 힘을 모은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마친 수 CEO는 ‘AMD가 삼성의 GAA 기술 기반 3nm 반도체를 구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AMD는 가장 앞선 기술 사용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당연히 3nm, 2nm와 그 이상의 선단 공정 반도체를 사용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 CEO는 AMD가 어떤 업체의 제품을 탑재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AMD가 삼성 뿐만 아니라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와의 관계를 고려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나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AMD 발표에 앞서 엔비디아도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을 최초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컴퓨텍스 2024 개막 전날 국립대만대학교에서 ‘AI 시대가 글로벌 신산업 혁명을 어떻게 주도할지’에 대해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황 CEO는 “2026년 첨단 GPU인 루빈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황 CEO는 “루빈에는 6세대 HBM인 ‘HBM4’가 채택될 것이다”고 밝히면서도 루빈의 구체적인 사양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엔비디아의 루빈 출시 소식에 함박웃음을 터뜨린 곳은 SK하이닉스다. SK가 HBM4를 내년에 본격 양산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일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본사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사장은 2026년 공급키로 했던 6세대 HBM4 12단 제품을 내년으로 앞당겨 양산하겠다고 공언했다. 곽 사장은 “차세대 HBM에 대한 고객사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며 “HBM4 이후부터는 맞춤형 니즈가 증가하면서 트렌드화되고, 수주형 비즈니스도 확대될 것이다”고 HBM4의 생산 시점을 앞당기는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양사의 제품 생산 시기를 고려했을 때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에 장착되는 HBM4도 SK하이닉스가 공급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에 향후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간 동맹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 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 SK하이닉스는 이미 AI 반도체 공룡인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올 3월엔 세계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하며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아울러 엔비디아가 최근 실적 발표 당시 밝힌 ‘매년 신제품 출시’ 계획과 관련해, 2년 전 출시된 호퍼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 ‘블랙웰’ 기반 GPU가 이르면 올 하반기 본격 출시될 예정인 만큼 SK하이닉스를 향한 러브콜이 더욱 빗발칠 것으로 전망된다.
SK의 HBM은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곽 사장은 “HBM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이달 제공하고, 올 3분기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며 “생산 측면에서 SK의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매진)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 됐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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