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법,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 열려
이혼 소송 2심 재판부, ‘아트센터 나비 퇴거 소송’ 언급
재판 결과 영향 미칠 변수 등장에 양측 모두 고민
SK “임대차 계약 만료” vs 노 “사회적 지위 위태” 팽팽
‘세기의 이혼 소송’으로 일컬어지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이 노 관장의 승리로 끝이 났다. 2심 재판부가 노 관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에 진행 중인 다른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SK이노베이션이 노 관장의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SK그룹 본사인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퇴거할 것을 요구하며 낸 소송 결과가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31일 SK이노베이션이 노 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노 관장측은 이날 재판에서 “SK이노베이션측이 여전히 조정 의사가 없는 입장이라면 저희는 더는 주장하고 입증할 사안이 없다”고 일축했다.
대신 노 관장측은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을 고려해 SK이노베이션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 관장측은 “하루 전 선고된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의 이혼 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2심 재판부의 언급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 위자료 20억원과 함께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인해 가액 산정 가능 부분만 해도 219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며 “이와 달리 (노 관장에게는) 2019년 2월부터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노 관장이) 아트센터 나비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데 (SK측이) 이 사건(이혼 소송) 이후 임대차 계약을 해제하고 퇴거를 요청하며 소송까지 제기했다”며 “최 회장은 노 관장과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피고의 사회적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대로 라면,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에 SK서린빌딩에서 나가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노 관장측의 입장이다.
노 관장측은 “저희는 SK이노베이션측이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 취지를 한번 검토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2000년 12월 개관한 아트센터 나비는 노 관장의 시어머니이자 최 회장의 모친인 고(故)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의 후신이다. 개관과 동시에 SK서린빌딩 4층에 입주한 이후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SK서린빌딩은 SK리츠 소유다. 이를 SK이노베이션이 임차해 다시 아트센터 나비에 빌려줬다. 문제는 SK이노베이션과 아트센터 나비 간 임대차 계약이 2019년 9월 만료됐다는 점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아트센터 나비에 지속적으로 퇴거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사태와 맞물리면서 4년 넘게 SK서린빌딩에 머물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은 아트센터 나비가 무단으로 점유해 경영상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소송이 조정으로 회부되면서 지난해 11월 두 차례 조정기일이 열렸으나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소송으로 복귀했다.
당시 노 관장측은 아트센터 나비가 SK서린빌딩을 정당하게 점유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관장측은 “미술관은 미술품을 보관하는 문화시설로서의 가치가 보호돼야 한다”며 “미술관 종사자들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퇴거 불응 배경을 밝혔다.
반면 SK이노베이션측은 “아트센터 나비로부터 받아들일 수 없는 조정안이 제출돼 조정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아트센터 나비가 갈등하고 있는 사이, 노 관장은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에게 승리하며 앞으로 타 재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재계 안팎에서는 노 관장이 여세를 몰아 아트센터 나비 퇴거 소송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2심 재판부가 언급한 내용이 이혼 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을 준 정황에 대해 언급한 것일 뿐, SK이노베이션의 아트센터 나비 퇴거 요청과는 무관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아트센터 나비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퇴거 요청이 적법한지 여부에 따라 결론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은 내달 판가름 날 예정이다. 재판부는 해당 소송의 선고기일을 내달 21일로 잡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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