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등 재계 총수, UAE 대통령과 회동…“스마트시티·에너지 협력 물꼬 튼다”

시간 입력 2024-05-29 07:00:00 시간 수정 2024-05-28 18:29:27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국내 재계 총수, 무함마드 대통령과 면담 총출동
스마트 시티·국방·에너지 등 분야서 협력 방안 모색
300억달러 규모 투자 약속 후속 조치 나올 가능성도
방시혁·김택진도 참석…K-컬처 투자 기대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회동을 마치고, 면담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한국을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는 이번 면담을 계기로 탄소 중립 시대 스마트 시티인 ‘마스다르 시티’ 조성 협력 사업 등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주요 재계 총수들은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UAE 대통령 최초로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잇따라 회동했다. 이번 면담은 무함마드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상 LIG 회장 등이 차례로 도착했다.

이들 총수는 보안 검색을 거친 뒤 별도 수행원 없이 면담장으로 향했다.

삼성·SK·현대차·한화 등 대기업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이커머스, 게임·ICT 분야의 수장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면담에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조만호 무신사 총괄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도 참석했다.

이번 회동은 2개 세션으로 나뉘어 총 1시간 가량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UAE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대기업들이 기업별로 UAE와의 추가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재계 총수들은 이 자리에서 각 그룹의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첨단 기술과 국방·방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향후 프로젝트 수주 기회를 모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하이브와 무신사 등도 기업별로 소개하며 무함마드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 앞서 취재진에게 “UAE와의 파트너십과 협력 방안에 대해 얘기하겠다”고 밝힌 최태원 회장은 면담이 끝난 후 “(무함마드 대통령과) 좋은 말씀을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정기선 부회장도 “(무함마드 대통령이) 한국을 굉장히 좋아하고, 앞으로 같이 하자는 말씀을 많이 했다”며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고, (한국에) 애착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함마드 대통령과의 이번 회동으로 우리 기업의 UAE 사업 추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UAE는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잇따라 전개하고 있다. 탄소·쓰레기·자동차가 없는 도시인 마스다르 시티를 개발하고 있고, 아즈반 태양광 사업, 원전 사업 등도 추진 중이다.

사실상 ‘기회의 땅’으로 봐도 무방한 UAE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삼성물산의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참여를 계기로 건설·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과 무함마드 대통령 간 인연도 깊다. 이 회장은 2019년 UAE 출장에서 당시 왕세제 였던 무함마드 대통령을 만난 이후 꾸준히 친분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같은해 방한해 이 회장의 안내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라인을 견학하고, 5G(5세대 이동 통신), 반도체, AI(인공지능) 등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이 회장은 2022년 10월 삼성전자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택하기도 했다.

삼성뿐만 아니다. SK는 지난해 1월 UAE 국부 펀드 무바달라와 ‘자발적 탄소 시장(VCM) 아시아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당시 최태원 회장이 직접 MOU 체결식에 참석해 서명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후 SK에코플랜트는 UAE에서 그린수소와 그린 암모니아 사업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UAE 국부 펀드와 MOU를 맺고, 수소와 그린 알루미늄, 친환경 모빌리티,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부문에서의 사업 협력 등을 추진키로 했다.

한화의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은 2022년 1월 UAE와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체계(M-SAM)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 수출 계약을 맺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회동을 마치고, 면담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D현대는 조선·해양 플랜트 수주 외에도 석유 제품, 전력 기기, 건설 장비, 태양광 모듈 등을 UAE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 정기선 부회장은 면담 전 취재진들과 만나 “일반 상선, 함정을 포함한 조선 분야나 건설 기계 분야,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며 “저희 장점을 잘 설명드리고 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GS는 UAE 국영 석유 회사(ADNOC)와 원유 개발 사업, 블루 암모니아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UAE는 GS칼텍스의 주요 원유 공급처이기도 하다.

재계에서는 UAE의 300억달러 투자 약속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이 나올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UAE는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당시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한 바 있다. 양국은 총 48건의 MOU를 맺기도 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열린 ‘한·UAE 비즈니스 투자 포럼’ 축사에서 “한국과 UAE의 교역 규모는 수교 당시인 지난 1980년 2억달러에 미치지 못했지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 지금 208억달러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양국 기업인들이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재계 총수가 아닌 방시혁 의장과 김택진 대표, 조만호 총괄대표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이 무함마드 대통령과 면담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막대한 국부 펀드를 등에 업은 UAE가 K-팝과 패션 등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K-패션 브랜드의 중동 지역 진출 가능성도 언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 이외의 영역에서 신사업을 넓히길 원하는 UAE는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기반의 엔터테인먼트에 패션까지 더한 K-컬처를 아부다비에 이식하기를 원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