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파운드리 이어 HBM도 노린다…AI 메모리 대전 격화

시간 입력 2024-05-20 16:48:45 시간 수정 2024-05-20 16: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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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HBM4 베이스 다이에 5nm 공정 기술 적용
SK하이닉스와 차세대 HBM 공동 개발 기술 협력 일환
글로벌 HBM 시장 내 TSMC 영향력 확대 전망

대만 TSMC 본사.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업체인 TSMC가 AI(인공지능) 반도체 구동에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TSMC가 세계 HBM 시장 1위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차세대 HBM을 공동 개발키로 했기 때문이다. 향후 양사 간 협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어서 SK뿐만 아니라 TSMC도 글로벌 HBM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TSMC 유럽 기술 심포지엄’에서 6세대 HBM인 ‘HBM4’의 베이스 다이(base die)에 12nm(1nm는 10억분의 1m)급 공정과 5nm급 공정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TSMC의 이번 발표는 SK하이닉스와 차세대 HBM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기술 협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9일 SK하이닉스는 HBM4 개발을 위해 TSMC와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MOU를 통해 HBM 패키지 내 최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 다이 성능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 단품 칩인 코어 다이(core die)를 쌓아 올린 뒤, 이를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로 수직 연결해 제조한다. 베이스 다이는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연결돼 HBM을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간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인 ‘HBM3E’까지 자체 D램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만들어 왔다. 그러나 HBM4부터는 TSMC가 보유한 로직 초미세 선단 공정을 활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HBM4가 이전 세대보다 고성능·고용량을 구현하려면 베이스 다이가 기존처럼 연결하는 역할만 할 것이 아니라 GPU에서 요구하는 여러 기능도 수행해야 해서다.

이에 SK는 기존의 D램 공정으로 제작이 어려운 차세대 HBM용 베이스 다이를 TSMC의 초미세 공정으로 제작키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번에 TSMC가 HBM4의 베이스 다이에 5nm급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차세대 HBM 개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세계 HBM 시장에서 TSMC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 대만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왔다. 엔비디아는 GPU 설계를, SK하이닉스는 HBM 생산을, TSMC는 패키징을 맡았다.

그러나 HBM4부터는 TSMC가 패키징뿐만 아니라 생산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사실상 AI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TSMC에 대한 기술적 의존도가 커지게 된 셈이다.

아울러 양사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첨단 패키징 공정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술 결합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도 협력키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TSMC의 패키징 역량 또한 크게 제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I 반도체 업계에서 TSMC의 영향력이 더욱 두터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SK하이닉스와 MOU 체결 당시 케빈 장 TSMC 수석부사장은 “TSMC와 SK하이닉스는 수년 간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최선단 로직 칩과 HBM을 결합한 세계 최고 AI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해 왔다”며 “HBM4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해 고객의 AI 기반 혁신을 앞당길 최고의 통합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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