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토스와 다른 행보…카카오뱅크, 유가증권 투자 대폭 늘렸다

시간 입력 2024-04-23 07:00:00 시간 수정 2024-04-22 17: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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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유가증권 규모 1년새 31%↑…국채 매입 늘려
유가증권 12·14% 각각 줄인 케이뱅크·토스뱅크와 대조
‘비이자이익’ 주식·수익증권 비중 늘리며 투자다각화 시도

지난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유가증권 자산을 줄일 동안 카카오뱅크만 규모를 키워 주목된다. 그간 통안채와 국고채처럼 안전자산에 집중돼 있었다면 작년엔 주식과 수익증권으로 운용 범위를 넓혀 비이자이익 제고까지 꾀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유가증권은 26조7608원으로 전년 대비(26조3432억원) 대비 1.6% 소폭 증가했다. 유가증권은 지분증권(주식)과 채무증권(채권) 자산으로 이를 매매해 거둬들이는 손익은 은행의 비이자이익으로 분류된다.

개별로 보면 2022년 유가증권 자산 규모가 13조114억원으로 가장 컸던 토스뱅크는 이듬해 14.2%(1조8513억원) 줄었다. 10조원에 육박하던 국채 규모가 지난해 8조7703억원으로 감소했고 국채에 이어 비중이 큰 통안채 역시 같은 기간 23.3% 감소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유가증권 자산규모는 2022년 4조3141억원에서 이듬해 3조7701억원으로 12.6% 감소했다. 사채와 통안채가 각각 75.8%, 43.7% 증가했지만 유가증권에서 비중이 가장 큰 국채 규모가 1년 동안 51.6%(1조5481억원) 쪼그라든 영향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 규모가 31.2% 늘어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사채가 8.9% 감소했지만 국채가 50.4%(1조8198억원) 증가하면서 유가증권 증가세를 견인했다.

카카오뱅크의 유가증권 규모가 늘어난 건 수신 자금 증가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확보한 수신은 4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 늘었다. 케이뱅크(30.6%)와 토스뱅크(16.7%)의 증가율을 훨씬 상회했다.

수신은 늘었지만 수신 대비 여신 규모를 나타내는 예대율은 80%로 시중은행에 견줘 저조한 수준이다. 감독규정상 예대율은 100% 아래로 유지하면 되는데 통상 은행들은 자금 운용 효율화 차원에서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98.1%에 달한다.

예대율이 낮다는 건 이자를 주면서 노는 돈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수신을 크게 확보하게 되면서 여윳돈이 늘었고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가증권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건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 운용 범위를 넓힌 점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유가증권 가운데 처음으로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수익증권 역시 전년 대비 92.8% 크게 늘렸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자금 조달 경로가 한정돼 있어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만 유가증권을 운용한다. 주로 국고채나 통안채 등 우량하고 환금성 좋은 고유동상 자산 비중이 높은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카카오뱅크가 국채나 통안채보다 높은 수익 자산에 투자하면서 비이자이익 제고까지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증권 자산을 늘린 덕에 카카오뱅크는 높은 수준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LCR은 480.18%로 은행권 최상위 수준에 속한다. LCR은 뱅크런 같은 급격한 예금유출이나 금융위기로 인한 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은행이 최소 30일간 버틸 수 있도록 현금화하기 쉬운 고유동성 자산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수신 등 자산 규모 증가에 따라 국채와 수익증권 등 규모가 늘었다”며 “수익증권의 경우 현금화가 용이한 유동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수익증권 투자가 비이자수익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것보다는 자산 규모 확대에 따라 안정적인 자본 관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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