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늘던 접대비용 지난해 처음으로 꺾여
100억원을 초과한 증권사 총 5곳, 삼성증권 30억 수준에 그쳐
국감서도 도마 올라…업황 불안·접대문화 변화 등 요인
코로나19 유행 이후 방역지침이 해제됐음에도 지난해 증권사의 접대비 지출은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지침과 별개로 업황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각 증권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접대 문화 또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변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증권사의 접대비 지출은 2216억원으로, 전년 동기(2379억원)보다 6.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의 접대비는 코로나19 비대면 추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여왔다. △2019년 1731억원 △2020년 1777억원 △2021년 2093억원 △2022년 2379억원으로 늘어 났던 것이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개별 증권사 중에는 접대비가 100억원을 초과한 증권사가 총 5곳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이 24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246억원) 대비해서도 소폭 늘었다. 뒤이어 NH투자증권이 177억원, KB증권 160억원, 한국투자증권 14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례적으로 중소형사인 한양증권이 지난해 105억원의 접대비를 지출하며 100억원대를 넘겼다.
이들 중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는 모두 전년 대비 접대비 지출이 줄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사 중 접대비 지출이 가장 적은 증권사는 삼성증권으로, 지난해 기준 31억원에 불과했다. 전년도 32억원보다도 소폭 줄었다. 전체 증권사 중에서는 25위에 올랐다.
증권사는 특성상 기업금융(IB) 영업 과정에서 고객사와의 네트워킹 과정에서 골프, 식사 등으로 인한 지출이 많은 편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늘어나던 증권업계의 접대비 관행은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2년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금융투자회사와 거래 상대방 임직원 간에는 유흥업소, 골프장, 고가의 식당 등에서 접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거래 상대방의 재량에 따라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결정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며, 금투사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관련한 구체적 규정이 부재해 당국의 제재도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기관에게 주의를 환기하고, 세칙 반영 등의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불거진 증권업계의 업황 불확실성으로 인한 비용 절감 분위기, 부동산PF 시장 위축과 증시 회복으로 인해 IB 영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점 등이 접대비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충당금 등의 여파로 올해까지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증권업계의 분위기도 코로나19 이후 변화를 겪으면서 시간 외 근무를 자제하고 일찍 퇴근하는 것을 선호하는 직원들도 늘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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