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리스크 부담에 담보대출 우선…담보물 절반이 부동산, 유가증권도 급증

시간 입력 2024-04-13 07:00:00 시간 수정 2024-04-12 16: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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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담보대출 비중 57.4%…1년 새 1.5%p↑
‘담보 우선으로 본다’…은행 대출채권 비중 고착화

은행들이 신용 보다 담보대출에 집중하는 대출관행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건전성 관리와 리스크 최소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90조9536억원으로 대출채권의 57.4%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55.9%)보다 1.6%포인트, 2020년(55.3%)보다 2.1%포인트 커진 수치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담보대출 비중은 전년보다 3.4%포인트 상승한 61.8%로 그 규모와 증가폭 모두 4개 은행 중 가장 컸다. KB국민은행은 58.0%로 1년 전보다 담보대출 비중이 0.8%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의 담보대출 비중은 2022년 53.8%에서 지난해 55.4%로 1.5%포인트 커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0.6%포인트 상승한 54.3%의 담보대출 비중을 기록했다.

4대 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이 전년보다 7.1% 증가한 662조4664억원으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유가증권담보대출도 11조7170억원으로 1년 새 62.9% 급증했다.

반면 4개 은행의 신용대출이 대출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5.2%에서 2021년 23.4%, 2022년 23.1%, 지난해 23.0%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보증서대출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19.6%로 2020년(19.5%)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 은행이 담보대출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건전성 관리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약화하면서 은행들이 신용대출보다 상대적으로 회수 가능성이 큰 담보대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가증권담보대출 규모가 커진 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기업대출은 기업들이 은행채 발행규모 확대와 금리 상승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 대신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올해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는 데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요구가 거센 만큼, 은행들의 고신용·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1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45%로 0.14%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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