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민 DL이앤씨‧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교체 수순
DL이앤씨 “실적부진 탓 보단 경영환경 변화 위한 선택”
신세계 “성과 저조하면 엄정 평가”…허병훈 부사장 내정
주택 경기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DL이앤씨와 신세계건설이 인적쇄신을 예고하며 CEO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지난달 사의를 표했고,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는 이날 신세계그룹으로부터 경질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지만, CEO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건설업계 침체가 장기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창민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1월 DL이앤씨 분할 이후 취임한 첫 대표이사로, 3년 4개월 재직했다. 지난달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 안이 통과 됐지만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난해 DL이앤씨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실적 부진 등에 따라 마 전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한 것으로 보고 있다.
DL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7조99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올랐지만,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은 △2021년 9572억원에서 △2022년 4969억원 △2023년 3306억원 등으로 하락세다.
DL이앤씨의 실적 부진 등에 따라 마 전 대표는 지난해 상여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연봉도 7억7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억9000만원 줄었다.
또 DL이앤씨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지난해 8월까지 8명의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중대재해 최다 건설사’라는 오명을 써야했다.
다만 DL이앤씨 마 전 대표 사임과 관련해 실적 부진보다는 선제적인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용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DL이앤씨는 건설사들 중 영업이익률은 가장 높은 축에 속하고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도 자유롭고 부채 비율도 가장 낮은 회사”라며 “실적과 연관짓기 보다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업종 변화나 경영환경 변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마 전 대표이사의 사임과 함께 임원 10여명을 교체하고 대외적인 조직 개편도 추진하기로 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 1일 조직개편에 대한 내용이 발표됐다”며 “전 본부가 개편됐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이번 주 내 새 사내이사를 선임하고 빠르면 5월 셋째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2일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하고 신임 대표로 허병훈 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
정두영 전 대표이사 역시 지난달 26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이 확정된 바 있다.
하지만 그룹 측은 정 전 대표를 경질하며 “앞으로도 내부적으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를 토대로 기대 실적에 미치지 못하거나 경영 성과가 저조한 최고경영자와 임원진을 수시로 평가해 엄정한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두영 전 대표는 1990년에 신세계로 입사해 30년 넘게 신세계건설에서 근무하며 주요 프로젝트와 영업 등을 담당했다. 이후 2022년 10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신세계건설은 정 전 대표가 수익성 개선 등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신세계건설의 영업이익은 2021년 384억원에서 2022년 영업손실 120억원으로 돌아섰고 지난해 1878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세계건설의 적자 확대에 따라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음에도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새 사내이사로 내정된 허병훈 후보자는 신세계건설의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적인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는 과제를 받아 들었다.
그룹은 허 내정자가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그룹의 재무 관리를 총괄해온 만큼,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회복시킬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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