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리스크에 선제 대응…‘인적쇄신’ 택한 DL이앤씨‧신세계건설

시간 입력 2024-04-02 17:45:00 시간 수정 2024-04-02 17: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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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민 DL이앤씨‧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교체 수순
DL이앤씨 “실적부진 탓 보단 경영환경 변화 위한 선택”
신세계 “성과 저조하면 엄정 평가”…허병훈 부사장 내정

마창민 DL이앤씨 전 대표이사(왼쪽)와 정두영 신세계건설 전 대표이사. 

주택 경기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DL이앤씨와 신세계건설이 인적쇄신을 예고하며 CEO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지난달 사의를 표했고,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는 이날 신세계그룹으로부터 경질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지만, CEO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건설업계 침체가 장기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창민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1월 DL이앤씨 분할 이후 취임한 첫 대표이사로, 3년 4개월 재직했다. 지난달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 안이 통과 됐지만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난해 DL이앤씨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실적 부진 등에 따라 마 전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한 것으로 보고 있다.

DL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7조99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올랐지만,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은 △2021년 9572억원에서 △2022년 4969억원 △2023년 3306억원 등으로 하락세다.

DL이앤씨의 실적 부진 등에 따라 마 전 대표는 지난해 상여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연봉도 7억7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억9000만원 줄었다.

또 DL이앤씨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지난해 8월까지 8명의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중대재해 최다 건설사’라는 오명을 써야했다. 

다만 DL이앤씨 마 전 대표 사임과 관련해 실적 부진보다는 선제적인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용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DL이앤씨는 건설사들 중 영업이익률은 가장 높은 축에 속하고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도 자유롭고 부채 비율도 가장 낮은 회사”라며 “실적과 연관짓기 보다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업종 변화나 경영환경 변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마 전 대표이사의 사임과 함께 임원 10여명을 교체하고 대외적인 조직 개편도 추진하기로 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 1일 조직개편에 대한 내용이 발표됐다”며 “전 본부가 개편됐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이번 주 내 새 사내이사를 선임하고 빠르면 5월 셋째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2일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하고 신임 대표로 허병훈 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

정두영 전 대표이사 역시 지난달 26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이 확정된 바 있다.

하지만 그룹 측은 정 전 대표를 경질하며 “앞으로도 내부적으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를 토대로 기대 실적에 미치지 못하거나 경영 성과가 저조한 최고경영자와 임원진을 수시로 평가해 엄정한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두영 전 대표는 1990년에 신세계로 입사해 30년 넘게 신세계건설에서 근무하며 주요 프로젝트와 영업 등을 담당했다. 이후 2022년 10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신세계건설은 정 전 대표가 수익성 개선 등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신세계건설의 영업이익은 2021년 384억원에서 2022년 영업손실 120억원으로 돌아섰고 지난해 1878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세계건설의 적자 확대에 따라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음에도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새 사내이사로 내정된 허병훈 후보자는 신세계건설의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적인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는 과제를 받아 들었다.

그룹은 허 내정자가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그룹의 재무 관리를 총괄해온 만큼,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회복시킬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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