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미 반도체 보조금 받는다…통상본부장 “이달 말 발표 예정”

시간 입력 2024-03-13 15:46:50 시간 수정 2024-03-13 15: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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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산업부 통상본부장 “현재로서 받는 것 분명해”
‘K-반도체 불이익 없다고 기대하느냐’ 질문에 “그렇다”
워싱턴발 낭보에 삼성·SK ‘웃음꽃’…들러리 우려 해소
K-반도체 대한 보조금 규모, 수십억 달러 이를 듯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가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대규모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미 정부가 자국 및 서방 기업 위주로 지원금을 제공하면서, 삼성·SK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져왔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현지시간) 미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한국 기업의 보조금 지급 문제와 관련해 “곧 미 정부가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참석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정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D.C.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는 받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규모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발표 시점이 언제일지를 묻는 질문에 “이달 말에는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보조금 규모가 조만간 확정될 것이다”며 “발표에는 금액이 명시돼서 나오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보조금 지급 규모에 대해 미국 측이 정해 놓은 가이드라인이 있고,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원된다”며 “현재로서는 우리 기업에 대한 불이익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에 불이익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미국에 대규모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한 삼성·SK에 대한 지원이 공식화 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삼성·SK가 발표한 대미 투자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11월 미 텍사스주에 170억달러(약 22조7460억원)의 파운드리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현재 건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미 텍사스주에 향후 20년 간 1920억달러(약 252조3643억원)를 투자해 반도체공장 11곳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초격차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회장은 2019년 4월 당시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2022년 7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300억달러(약 39조43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SK는 패키징공장 등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만 150억달러(약 19조7160억원)를 쏟아 붓는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그간 미 보조금의 수혜를 입은 기업은 미국 및 서방 기업에 치우쳤다.

지난달 19일 미 상무부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에 15억달러(약 1조9721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예비 협약을 체결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대만 TSMC, 삼성전자에 이어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3위 업체다. 무선 통신, 영상 처리, 전력 관리 등 다양한 목적의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한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또한 올 1월엔 미국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마이크로칩)에 1억6200만달러(약 2129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키로 했다. 마이크로칩은 전기차를 비롯한 자동차, 비행기, 항공우주, 가전, 국방 분야 등에 주로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머추어 노드(40nm 이상) 등 레거시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외에도 미국은 지난해 12월 영국 방산 업체 BAE시스템스 뉴햄프셔공장에 최초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파운드리공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미 정부가 인텔과 함께 10조원대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인텔에 100억달러(약 13조1450억원)의 보조금 지원을 고려 중이다”며 “이는 반도체 지원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미 정부와 인텔은 아직 협의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미 정부가 자국 및 서방 기업 챙기기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는 자칫 예상에 못 미치는 보조금을 받거나 아예 못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업체에 지원금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삼성, SK 등에 각각 어느 수준의 지원금이 책정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K-반도체에 대한 미 반도체 보조금 규모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앞서 대만 TSMC에 대한 지원금 규모와 관련한 외신 보도에 따른 것이다. 지난 8일 블룸버그 통신은 “TSMC가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지원금으로 50억달러(약 6조5740억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보조금이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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