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18년만에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리더십으로 위기 정면 돌파

시간 입력 2024-03-08 13:12:47 시간 수정 2024-03-09 07: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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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회장 승진…‘1등 기업 재도약’ 목표
그룹매출 첫 감소 등 위기 돌파 위한 인사
‘정회장 중심’ 본업 경쟁력 강화·성장동력 발굴

정용진 신세계그룹 신임 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신임 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정용진 총괄부회장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1995년 말 입사 이후 28년 만으로 2006년 부회장에 오르고서 18년 만의 승진이다. 그룹에 닥친 위기를 정 회장 리더십으로 정면돌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승진으로 정 회장에게 주어진 역할은 막중하다. 지난해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 전환 한 데다 쿠팡에게 업계 1위 자리를 내어주는 등 신세계는 생존 기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마트는 연결 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9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쿠팡(31조8000억원)에 추월당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는 ‘1등 기업’으로 다시 한 번 퀀텀 점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본업 경쟁력 제고와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승진에 앞서 지난해 연말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하고 대대적 혁신을 주문해 놓은 바 있다.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경영전략실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기민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위한 준비다. 

정 회장은 수익성 중심의 경영 의사 결정을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는 경영 의사 결정에 수익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중에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1995년 27세의 나이에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해 1997년 기획조정실 상무, 2000년 경영지원실 부사장, 2006년 부회장이 됐다.

신세계그룹이 2015년 12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을 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남매 경영도 본격화됐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식품·호텔 부문을 맡고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 부문을 맡았다.

정 신임 회장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점은 이미 지난해 감지됐다. 신세계그룹은 실적 위기감이 고조된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대표이사의 40%가 교체됐고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 유통 3사 통합 대표 자리에 올랐다. 11월에는 8년 만에 그룹 경영전략실장을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또 최근에는 부진 사업 통폐합으로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신세계건설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며 레저사업을 일원화했고, 애완동물 용품 판매 전문 매장 몰리스 사업부를 패션·테넌트 사업부로 통합하고 매장 수를 축소했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고,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의 모친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 한다.

한편 이번 인사에 따른 지분 구조에는 변동이 없다. 정 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8.56% 보유하고 있다. 이명희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00%씩 갖고서 신세계그룹 총수(동일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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