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몸값 치솟나…중국 LCD 업체 관심 폭주

시간 입력 2024-03-03 12:00:00 시간 수정 2024-02-29 18: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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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LCD공장 매각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CSOT ‘2파전’
압도적 생산 능력·기술력 보유…광저우공장 몸값 2조 달할 수도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 고도화를 추진 중인 LG디스플레이가 마지막 남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공장을 머지않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광저우공장에 눈독 들인 다수의 디스플레이 업체 중 세계 최대 LCD 업체인 중국 BOE와 CSOT가 특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광저우공장의 몸값이 크게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 광저우공장을 사들일 유력 업체로 중국 BOE와 CSOT, 두 곳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재무적 투자자(FI)를 포함해 4~5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OE와 CSOT가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업체가 지불할 것으로 추정되는 매각 금액은 1조원대 후반이다. 일각에서는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간 업계는 8000억~1조원 수준으로 매각 금액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해 왔다. 그러나 인수 의지가 강한 두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광저우공장의 몸값이 치솟는 분위기다.

광저우 LCD공장을 둘러싸고 BOE와 CSOT 간 인수 전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은 해당 공장이 가진 압도적인 생산 능력 때문이다.

광저우공장은 2014년 가동을 시작한 LG디스플레이의 첫 해외 생산 기지다. 4조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구축한 GP1, GP2 등 두개의 생산라인에서 월간 30만장의 패널이 생산된다.

BOE 우한공장의 월간 패널 생산 능력이 18만장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광저우공장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또 광저우공장은 이미지 품질과 시야각을 향상시키는 IPS를 비롯해 여러 첨단 LCD 제조 지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기술력에서 열위에 있는 중국 업체들은 광저우공장 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공장 인수전이 BOE와 CSOT, 2파전으로 압축된 만큼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일 내에 매각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LG가 올해 6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다만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공장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앞서 이달 21일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 중심의 사업 구조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면서 “다만 자산 매각과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나 결정은 없다”고 공시했다.

2022년 말부터 수익성이 낮은 LCD TV 패널의 국내 생산을 종료하는 등 LCD에서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각 대상과 시점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현우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 전무는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브리핑에서 광저우공장 매각에 대해 “사업 구조조정을 일정에 맞춰 진행 중이다”며 “광저우 LCD공장 매각 시점이 언제인지, 대상이 누구인지 등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OLED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가속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올해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수조원대의 매각 대금을 확보하는 대로 OLED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간 업계에선 글로벌 고객사의 OLED 패널 수요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LG가 8.6세대 IT 기기용 OLED 설비 투자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고 우려해 왔다.

이를 의식한 LG디스플레이는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한 바 있다.

1조36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도 추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억4200만주의 신주를 발행키로 했다. 증자 비율은 39.74%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확보한 재원의 30%를 중소형 OLED 시설에 투자해 수주형 사업을 확대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장수명·고휘도 등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탠덤(Tandem) 기술 기반 IT용 OLED 생산라인을 내년까지 구축해 양산·공급 체제를 차질 없이 준비키로 했다. 또 올해 하반기에 증설된 모바일용 OLED 생산라인의 클린룸 및 IT 인프라 구축 등 설비 투자를 진행해 모바일용 제품 출하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차량용 OLED 패널 생산라인도 확장한다. LG디스플레이는 관련 인프라 구축은 물론 노광 장비, 검사기 등 신규 생산 장비를 도입하는 데 대규모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고객군 확대 및 탠덤 OLED와 하이엔드 LCD(액정표시장치)를 아우르는 제품·기술 경쟁력을 대폭 제고해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업체로서의 위상을 지속 강화한다는 포부다.

이 외에 기존 설비 개선 및 신규 모델 대응을 위한 설비 개조 등에도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OLED 제품 출하 및 고객 기반 확대, 신제품 대응을 위한 원재료 구매 등 운영 자금 목적으로 확보 재원의 40%를 사용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내년에는 대형 OLED의 출하 물량과 고객 기반이 확대되고, 중형 IT용 OLED 제품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소형도 올해 확장된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출하 물량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OLED 유기물, 드라이브 IC 등 원재료 구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중형·소형 OLED 전 사업 분야에서의 생산·운영 안정화를 위한 운영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만큼 사업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채무 상환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전 사업 영역에서 OLED에 더욱 집중하는 동시에 고객 기반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의 흐름을 이어가고, 사업 안정성을 더욱 높여 나가고자 한다”며 “전사 차원에서의 원가 혁신,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선제적 자금 확보를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성과 확보를 가속화해 시장의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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