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 IPO 대어로…정기선 승계에 탄력 받을까  

시간 입력 2024-02-29 17:45:00 시간 수정 2024-03-02 08: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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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내 공모 절차 착수…기업가치 3조~4조원대
흥행 시 HD현대 배당 확대로 상속세 자금 활용 전망  

HD현대마린솔루션과 셰브론이 저탄소 선박으로 개조하기로 한 16만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아시아 에너지호. <사진제공=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솔루션과 셰브론이 저탄소 선박으로 개조하기로 한 16만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아시아 에너지호. <사진제공=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그룹의 해양 서비스 기업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코스피 입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을 선점 중인 이 회사는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이 흥행 할 경우,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의 신규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르면 상반기 내에 IPO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016년 11월에 설립돼 선박 유지·보수 등의 애프터마켓, 선박 친환경 개조와 디지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사후서비스(AS) 사업을 양수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로 설립됐으나 지난해 11월 상장을 앞두고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최대 주주는 지분 62%를 보유한 HD현대다. 2대 주주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을 앞둔 회사는 최근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8915억원이던 매출액은 2022년 1조808억원으로 21%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76억원에서 1506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8380억원, 영업이익은 1392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3조~4조원 대로 예상된다. 조선업이 호황을 맞은 데다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로 해운사들은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탄소 배출을 70% 줄여야 한다. 이에 운항 중인 LNG선에 재액화 설비를 설치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액화 설비는 운항 중인 LNG선에서 자연 기화되는 가스를 액화시켜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장치로, LNG 손실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는 친환경 설비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현재까지 총 8척분의 계약을 체결하며 누계 수주액 1억달러(약 1330억원)를 기록 중이다. 또 다수 고객사와 재액화 설비 설치 공사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제공=HD현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제공=HD현대>

업계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이 흥행할 경우, 정 부회장의 승계 작업도 한층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사인 HD현대의 지분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정 부회장의 HD현대 지분율은 5.26% 수준에 그친다. 반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26.6%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정 이사장의 지분을 물려받으려면 상속세 납부를 위한 추가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 상속세율이 60%인 점을 고려하면, 승계 시 정 부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약 8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에 정 부회장은 HD현대에서 배당금을 받아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HD현대마린솔루션 프리 IPO 당시 들어온 자금 중 일부는 HD현대의 특별배당의 재원으로 사용된 바 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IPO가 HD현대의 주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중복상장 할인보다는 자회사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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