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은 불투명한 지배구조·낮은 주주환원율”

시간 입력 2024-02-22 17:08:52 시간 수정 2024-02-22 17: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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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세미나 개최…주주환원·중소형 우량주 주목해야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 주주환원 정책 확대될 가능성 높아

22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장이 주주환원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저PBR보다 주주환원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또 유사한 정책을 실시한 해외 국가에서 중소형주들이 부상했던 것과 유사한 양상이 국내 증시에도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투회관에서 주주환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기백 한투운용 중소가치팀장이 연사로 나서 주주환원 시대의 증시 전망을 발표했다. 김 팀장은 한투운용에서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 및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다.

세미나에 앞서 정상진 한투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는 “미국은 1927년 벤자민 그레이엄의 ‘노던 파이프라인’ 위임장 대결 이후 주주 포퓰리즘과 헤지펀드 중심 행동주의를 거쳐 주주환원율이 90% 수준까지 확대됐다”며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주주가치 제고는 상법 개정 등 제도 개선 이슈와 외국인 매수세 등 수급 요인 등이 더해지며 저평가주가 부각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기백 팀장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저PBR 종목보다 중요한 것이 기업들의 주주환원 강화 및 정책화에 따른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 일치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와 선진국‧신흥국 집단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하면 모든 기간에 걸쳐 한국 코스피가 낮게 형성돼 있다. 한국 증시의 PBR 역시 0.99배로 미국 상장주 평균(4.6배) 및 일본 닛케이225지수 평균(1.4배)보다 현저히 낮다.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한국 증시 특유의 저평가 현상의 원인으로 김 팀장은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환원율을 꼽았다.

하지만 김 팀장은 최근 기업의 세대교체가 시작되는 시점인데다, 세금 개편 가능성이 고려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여기에 정부에서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 팀장은 “주주환원을 강화할 수 있는 기업은 순유동자산 및 수익가치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견 및 중소기업들은 이제 막 1세대에서 2세대로 지배구조 변화를 경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30%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기록 중인 대기업과 달리 향후 주주환원율 상승 여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주환원율이 대기업은 최대 30% 중반까지, 중견기업들은 2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고 배당성향이 10%밖에 안 되는 기업들도 많은데 이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형 우량주에 대한 투자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흔히 우량주라고 하면 삼성전자, 현대차 등을 떠올리는데 이들은 ‘초우량주’”라며 “우량주는 외풍에 흔들림이 없는 기업으로, 금융위기나 경기 침체가 왔을 때 이익이나 마진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소형주 중 이에 해당하는 우량주를 발굴해 투자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중형주 중 대형주로 올라갈 수 있는 종목, 소형주 중 중형주로 올라갈 종목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투자자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주주환원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언급됐을 때 가장 먼저 움직인 외국인 투자자는 바로 일본계 펀드매니저들이었다”며 “그들은 10년치 경험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따라 상당수 기업들이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투운용의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와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각각 2007년과 2022년 처음 출시됐다.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전환할 기회가 있는 이익과 자본의 질이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는 2014년부터,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상장 당시부터 김 팀장이 책임운용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주환원’ 키워드를 상품명에 녹인 ETF는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가 유일하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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