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운용사 순익, 삼성 외 모두 하락…“수수료 경쟁 과열이 수익 악화 불러”

시간 입력 2024-02-21 17:59:53 시간 수정 2024-02-21 18: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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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운용사 463곳 연간 순익 1.6조…전년 2.9조보다 47% ↓
미래에셋 4171억으로 독보적 1위…2위 한국투자밸류운용 889억

상장지수펀드(ETF)가 역대급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서도 지난해 주요 자산운용사 수익은 오히려 전년보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ETF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운용사들이 ‘저가 수수료’ 경쟁을 펼치는 것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관련 투자 자산 손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현재 협회에 등록된 전체 자산운용사 중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공시한 운용사 463곳의 총 연간 당기순이익은 1조55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428개사)의 2조9333억원보다 46.9%나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적자’ 운용사의 비중은 전년보다 줄었다. 작년도 당기순이익을 공시한 463개 자산운용사 중 적자를 기록한 곳은 177개(38.2%)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적자를 낸 운용사는 428곳 중 214곳(50%)이었다.

개별 운용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41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전년도 5262억원보다는 20.7% 감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계열사의 이익이 감소하면서 연간 순이익에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뒤이어 한국투자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88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2위에 올랐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지난 2022년 12월 보유 중이던 카카오뱅크 주식 1억1048만주를 매각하면서 일회성 수익이 발생, 1조656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년도 기저효과가 발생하며 2023년에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94.6% 급감했다.

연간 순이익 기준 상위권에 오른 운용사는 미래에셋과 한투 외 △삼성자산운용 796억원 △KB자산운용 598억원 △이지스자산운용 584억원 △맥쿼리자산운용 507억원 △브이아이피자산운용 383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 325억원 △한화자산운용 297억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 28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각각 2.9%, 4.5%씩 증가했다. 또 한화자산운용(전년 36억원 적자)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자산운용을 제외하면 순이익이 증가한 곳들도 증가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 여기에 KB자산운용·이지스자산운용·맥쿼리자산운용·브이아이피자산운용은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가 뚜렷했다.

주요 운용사들은 최근 ETF 열풍에 힘입어 적극적인 마케팅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으로 직결되지 않는 이유로 보수인하 과다 경쟁에 따른 수수료 수익 악화를 꼽는다.  

최근 미래에셋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은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상품에 대한 수수료율을 0.01%까지 내렸다. 업계는 2021년 4조5000억원, 2022년 4조원 수준이었던 자산운용사의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하락세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정체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수수료 출혈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ETF를 아무리 많이 팔아도 오히려 손해가 나는 구조가 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겨냥한 마케팅 비용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지출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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