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개 증권사, 지난해 이자장사로 17조원 벌었다…1년 전보다 40%↑

시간 입력 2024-02-21 12:00:00 시간 수정 2024-02-20 17: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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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신용융자·채권이자 영향
미래에셋·한투, 2조원 임박…1조원대 증권사도 9곳

지난해 증권사가 벌어들인 이자수익 규모가 17조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장사 비판에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기도 했지만 증시 회복으로 오히려 이자수익은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1개 증권사의 이자수익은 총 17조6922억원으로 전년(12조6730억원) 대비 39.6%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증권사 이자수익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2020년 8조6589억원에서 2021년 9조479억원으로 4.5% 증가한 뒤 2022년에는 12조6730억원으로 40.0%, 2023년에는 39.6%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자 장사라는 지적을 받아온 신용공여이자만 2조9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나 늘었다. 신용공여이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매매 자금을 빌려주고 받는 돈으로 신용거래융자, 예탁증권담보대출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상반기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투자자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일부 대형사들은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라 신용융자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20조원 규모로 2022년 6월 이후 약 1년 만에 20조원 선을 넘었다.

이자수익 중 비중이 가장 큰 채권이자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채권으로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8조6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9.9% 증가했다.

대형사에 이자수익이 집중되는 쏠림현상도 더욱 심화됐다. 2022년만 해도 이자수익으로 1조원을 넘긴 삼성·한국투자·미래에셋·메리츠·NH투자·KB증권 등 6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신한투자·하나·키움증권 등 3곳이 추가돼 9곳이 됐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1조9253억원, 1조9134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KB증권(1조5377억원) △메리츠증권(1조5041억원) △NH투자증권(1조4239억원) △삼성증권(1조3098억원) △신한투자증권(1조2327억원) △하나증권(1조1591억원) △키움증권(1조1053억원 등이었다.

올해는 증권사 이자율 규정 강화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투자회사의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을 개정해 다음달 중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된 모범규준에는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 공시 기준금리를 양도예금증서(CD) 금리로 통일하고 0.25%포인트 이상 변동하면 이자율 변경 심사도 거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자율 관련 규정이 강화되면서 수익이 줄어들 수 있지만 가장 큰 변수는 국내 증시 흐름”이라며 “지난해처럼 신용융자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 이자율 인하에도 전체 수익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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