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리스 비중 늘었다…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 ‘청신호’

시간 입력 2024-01-29 17:45:00 시간 수정 2024-01-29 16: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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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전기차 리스 비중 전체의 60% 육박
현대차·기아 전기차 리스 비중 약 40% 달해
상업용 전기차 판매 집중 전략 적중…존재감↑

현대차 아이오닉5.<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의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 실적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미국 내 전기차 리스 비중이 전체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전기차 보조금 수혜 대상에 포함된 상업용 전기차 리스 비중을 늘리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리스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5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리스는 자동차를 직접 사는 것이 아닌 일정 기간 사용료를 내고 빌려 타는 구매 방식을 뜻한다.

IRA 전기차 보조금은 북미 생산 전기차에만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IRA 보조금 정책에 따라 미국 정부는 리스를 포함한 상업용 전기차에 대해서는 7500달러(약 1000만원) 상당의 세액 공제를 북미 조립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해당 예외 조항을 활용해 미국 내 상업용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첫 해외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양산 목표 시점이 올해 하반기인 만큼 공백 기간 리스·렌트 등 상업용 전기차 판매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상업용 전기차 판매 집중 전략은 일단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62.6% 급증한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이 중 리스 비중이 약 40%에 달했다. 테슬라와의 격차는 상당히 컸지만,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제치고 미국 내 전기차 판매 2위에 올라섰다. 현대차의 간판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경우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3만3918대로 전년 대비 47.6% 증가했다.

기아 EV9.<사진제공= 기아>

현대차·기아의 높은 전기차 리스 비중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테슬라와 극명히 대조된다.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리스 비중은 약 2%에 불과했다. 테슬라는 최근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탓에 리스나 렌터카 사업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차 가격을 내리면 같은 모델의 중고차 가격도 그만큼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현재 신차 가격 조정에 주력하고, 중고차 가격 방어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미국 내 전기차 리스 비중 확대 움직임이 현대차·기아의 올해 전기차 판매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IRA의 예외 조항을 적절히 활용하며 상업용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올해 미국 시장에 전기차 신차를 추가로 출시해 리스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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