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해외법인 매각 불발·PF사태 불똥 우려…“신사업 투자 제동 걸리나”

시간 입력 2024-01-17 17:00:00 시간 수정 2024-01-17 10: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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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투자 위한 비핵심 사업 매각 차질
롯데건설 지원, 건설업계 PF 부실화 사태도 부담
현금성 자산 2조로 늘려…“재무부담 확대해석 과도” 시각도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신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고부가 스페셜티, 친환경 소재 등을 키우기 위한 자금 조달에 부침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의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2000억원 가량의 투자재원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월 비핵심 사업 정리 차원에서 파키스탄 법인 LCPL(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의 지분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당시 롯데케미칼의 LCPL의 지분 75.01%를 매각하고 1924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예정이었다.

이 계약은 지난 11일까지 마무리 지어야 했지만 파키스탄의 정치·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매각작업이 장기간 지연됐고 결국 해지하는 절차를 밟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지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으로 기한 내 거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며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맞춰 사업구조개편과 체질개선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이 최대주주인 롯데건설도 추가 재원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전반에 PF 부실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롯데건설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PF 신규 대출이 어려워지자 롯데건설에 긴급 자금 수혈에 나섰다. 당시 롯데건설은 타 건설사 대비 우발채무가 높아 큰 우려를 낳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에 유상증자로 879억원, 단기차입 형태로 5000억원을 지원했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그룹내 주요 계열사를 지원하며 재무부담이 가중돼 왔는데, 롯데건설을 비롯해 주요 기업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재무 안정성이 낮아졌다는 게 신용평가사의 판단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지난해 6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직전 등급 대비 한단계 하락한 AA(안정)으로 조정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4000억원대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적자 고리를 끊었지만 4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며 어려운 고비를 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에 50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281억원을 기록하며 6분기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다시 적자 수렁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도한 우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2조3325억원으로 확대했다. 직전 분기 롯데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조6484억원 인 것과 비교하면 41.5% 늘린 수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현금성 자산은 유동성 대응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부동산 PF 영향이 전이되는 것은 제한적으로 평가한 만큼, 롯데건설에서 촉발될 롯데케미칼의 재무 부담은 과도한 확대해석 일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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