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OCI, 통합 선언에 임종윤 사장 반발…통합 순탄치 않을 듯

시간 입력 2024-01-15 18:00:00 시간 수정 2024-01-16 07: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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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 한미사이언스 지분 27% 취득 최대 주주 등극
한미약품 송역숙·임주현 모녀 OCI홀딩스 지분 10.4% 취득
지분 9.91%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반발… 법적 대응 고려

서울시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왼쪽)와 서울시 중구 OCI 본사 전경. <사진제공=각 사>
서울시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왼쪽)와 서울시 중구 OCI 본사 전경. <사진제공=각 사>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OCI 지주사 OCI홀딩스가 통합 지주사 설립을 합의했다. 하지만, 한미약품 창립자인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난항이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지난 12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각 사 현물출자,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 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통합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구주 매각·현물 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한다.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OCI홀딩스는 송영숙 회장과 친인척 2인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744만674주를 인수하고, 송영숙 회장 및 임주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677만6305주(현물출자)를 OCI홀딩스 신주 229만1532주(유상증자)와 교환한다. 또한 한미사이언스 신주 643만4316주(약 2400억원 규모) 발행 등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주식 2065만1295주를 확보한다.

이를 통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에 등극하고,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의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가 된다. 

OCI홀딩스는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한다. 이우현 OCI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는다.

양 사는 현물출자, 신주 인수 등 통합 절차가 완료되면 실질적으로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된다고 밝혔다. 이후 제약·바이오 사업과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두 축으로 나눠 공동경영에 나선다. OCI는 한미약품그룹의 사업군을 정리하거나 축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추후에는 한미약품그룹과 함께 신사업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이종 업종간의 통합으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의 통합이다. OCI는 태양광 전문회사로, 지난 2018년부터 신사업의 일환으로 제약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 2022년엔 부광약품의 주식 11%를 인수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한미약품과의 통합으로 제약바이오 분야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신약개발의 경우 오랜 투자가 밑받침되어야 하는데 이번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냄으로써 R&D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OCI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선두주자인 한미약품 그룹과의 통합으로 제약바이오 사업 분야로의 진출과 발전을 할 수 있게됐다”면서 “한미약품 그룹의 전문성과 OCI의 사업 역량을 합쳐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개인회사 코리그룹 엑스(옛 트위터)에 게시한 내용 캡처. <출처=코리그룹 엑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개인회사 코리그룹 엑스(옛 트위터)에 게시한 내용 캡처. <출처=코리그룹 엑스>

하지만 양사의 통합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이번 통합에 공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개인회사 ‘코리그룹’의 X(예전 트위터) 계정에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및 자료를 전달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너 일가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경영으로 한미약품그룹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은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으로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를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 측은 가처분신청 등 활용가능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으며 조만간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차남인 임종훈 사장과도 통합에 대해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0.56%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면서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희연 기자 / c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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