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정체 면세업계…유커 대신 내국인·개별관광객 공략 ‘선회’

시간 입력 2024-01-05 07:00:00 시간 수정 2024-01-11 1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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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4사, 작년 3분기 누적 총매출 전년 대비 39% 감소
유커 관광, 개별화 추세…대량 쇼핑서 합리적 소비로 변화
롯데, ‘LDF마일리지’·신라, ‘신라앤베이지’로 내국인 유인
신세계, ‘캐세이퍼시픽’과 협약…개별 관광객 확보에 주력

리오프닝에도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특수를 누리지 못한 면세업계가 개별관광객과 내국인 공략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관광 트렌드가 개별관광과 체험 중심으로 바뀌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면세점 4사의 지난해 1~3분기 총매출(누적)은 6조6224억원으로 전년 10조9134억원 대비 39.3% 감소했다.

한국면세점협회 집계에 따르면 11월 국내면세점 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20% 줄면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면세업계의 매출 감소는 중국인 여행객들의 트렌드가 변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방한 중국관광 트렌드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방한 관광의 트렌드는 △개별화·소규모화 △여성 주도 △2030세대 중심 △대량 소비에서 합리적 소비 등을 꼽았다.

또 중국인 관광객 지출 항목도 쇼핑비가 줄고, 숙박비, 음식점비, 치료비, 문화서비스·오락비의 비중이 늘었다.

이에 국내 면세점들은 유커에 집중하기 보다는 내국인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멤버십을 내놓고 K브랜드 입점 및 체험 공간을 확대하며 전략을 바꾸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이달 1일 출시한 LDF 마일리지 제도 <사진제공=호텔롯데>
롯데면세점이 이달 1일 출시한 LDF 마일리지 제도 <사진제공=호텔롯데>

이들이 내놓은 멤버십은 충성도가 높을수록 혜택이 커지는 방식으로 충성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거두기 위함이다.

롯데면세점 새해 첫 날 ‘LDF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내국인 회원이 대상으로 구매 금액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적립한 마일리지 단계에 따라 사은품을 증정한다.

실제 결제한 금액 1$당 1마일리지씩 적립되며 적립된 점수는 회원 탈퇴 전까지 계속해서 유지된다. 고객들은 단계별 마일리지 점수에 도달하면 △여행 테마 사은품 △LDF PAY △시그니엘 호텔숙박권 등 혜택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 수령할 수 있다.

또 최상위회원에게 증정하는 혜택을 선택형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LVVIP 등급 고객은 사은품 항목 중 2가지, LVIP 등급 고객은 1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상시 가입이 가능한 유료 멤버십 ‘SHILLA & BASIC(신라 앤 베이직)’을 출시했다. 재작년 7월 처음 선보인 유료 멤버십 ‘SHILLA &(신라앤)’ 모집에 800여명이 가입하며 모두 완판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어서다.

가입비 30만원을 내고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36만원 이상의 포인트와 골드 플러스 멤버십 등급 및 가입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가입 고객은 골드 플러스 멤버십 등급이 즉시 적용돼 온라인에서 최대 20%, 오프라인 최대 1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외항사 ‘캐세이퍼시픽’과 마케팅 협약을 맺었다. 올해 개별관광객 선점을 주요 경영 전략으로 제시한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협약으로 연간 1600만 달러 이상의 매출과 개별 관광객의 전년비 30%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캐세이퍼시픽은 약 1000만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홍콩 최대의 항공사이자 세계 10대 항공사다. 다음달부터 캐세퍼시픽 회원들은 신세계면세품을 구매하면 캐세이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 사용가능한 온라인 화폐 ‘아시아 마일즈’와 쇼핑 혜택을 제공받는다. 구매 금액 1000원당 1 아시아 마일즈가 적립되며, 30만 원 이상 구매할 경우에는 250 아시아마일즈가 추가 적립된다. 적립된 아시아 마일즈는 항공권뿐 아니라 전세계 약 800개 파트너사의 9만여 개 사용처에서 쓸 수 있다. 

또, 캐세이 회원은 신세계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쇼핑 지원금 및 각종 쿠폰, 바우처 등 약 34만원의 혜택을 받는다.

작년 9월 럭셔리 멤버십 ‘H.LUX 클럽’을 론칭하며 고객 혜택 강화에 나선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이달 시내면세점(동대문) 전시를 여는 등 내국인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H.LUX 클럽은 업계 최초 럭셔리 멤버십으로 명품 쇼핑을 즐기는 내국인 고객이 대상이다.

반기별 무역센터점, 동대문점에서 구매한 럭셔리 패션, 시계, 주얼리 상품 구매 금액을 기준으로 LUX.1부터 LUX.5까지 등급별 혜택을 제공한다.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최대 50만원 상당의 리워드 지급과 공항 라운지 이용권 등이 제공한다.

한편, 4사는 15일 있을 김포공함 면세점 입찰을 검토중이다. 김포공항 출국장 면세점은 일본·홍콩으로 출국하는 내국인 수요가 높은 사업장으로 입찰 결과에 따라 향후 면세점 매출 순위에 변동을 줄 수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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