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아 대표의 컬리 판키우기…수익성 개선으로 IPO재개 노린다

시간 입력 2023-08-25 07:00:03 시간 수정 2023-08-28 16: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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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29억원…지난해 2조 372억원 ‘고성장’
올해 창원·평택에 물류센터 오픈…샛별배송 권역 확대
뷰티·멤버십 등 고수익 포트폴리오…누적 가입자 1200만명

마켓컬리(컬리)가 기업공개(IPO)를 철회하고 약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반년을 조금 넘는 기간동안 컬리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김슬아 대표는 컬리의 외연확장과 수익성 제고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재상장 기틀을 짜고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0.5% 오른 2조372억원이다. 2015년 연매출 29억원으로 시작한 컬리는 7년만에 매출 2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 물류센터·신사업 강화로 외연확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고 2019년 4259억원이던 컬리 연매출은 이듬해 9531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2021년 1조5614억원이던 연매출은 지난해 2조372억원을 기록하며 급속도로 덩치를 키웠다.

김슬아 대표는 올해 물류센터 2곳(창원·평택)을 새로 열고 수도권 남부와 영남권까지 샛별배송 권역을 넓혔다. 전날 저녁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샛별배송(새벽배송)’은 당시 업계 최초로 시도돼 컬리 성장의 발판이 됐다. 이후 쿠팡, 대형마트도 익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퀵배송 경쟁이 심화했다.

김슬아 대표는 지난 7월 평택물류센터를 오픈하면서 “평택물류센터는 첨단물류기술을 기반으로 수도권과 충청권 샛별배송은 물론 지방 배송도 책임지는 컬리 물류의 중심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의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커머스·유통 업계에서 주요한 전략으로 부상한 버티컬(뷰티컬리), 페이(컬리페이), 멤버십(컬리 멤버스), 게임(마이컬리팜)을 잇달아 론칭하면서 이커머스 대전에도 전극 합류했다. 뷰티 사업은 구매 단가가 높아 이윤이 크고, 페이와 멤버십 서비스는 충성고객 락인(Lock-in)에 주효하다.

지난해 11월 야심차게 선보인 뷰티컬리는 성과를 내고있다. 김슬아 대표는 뷰티컬리 내 하이엔드 뷰티 브랜드들의 유치를 위해 직접 회사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판 것으로 알려진다. 그 결과 백화점 위주로 입점하는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의 글로벌 인기 브랜드 유치에 성공했고 자사의 배송·품질관리 인프라를 적극 활용 효율성 있게 신사업을 전개했다.

현재까지 뷰티컬리의 누적 구매자수는 300만명을 돌파했고, 7월 기준 컬리의 누적 가입자도 1200만명에 달한다. 월 평균 35만명 이상이 뷰티컬리를 이용하고 있고 최근 컬리 첫 주문고객 중 뷰티 제품 구매 고객이 늘면서 신규고객 창출효과도 내고 있다.

◇ ‘컬리다움’ 지키는 경영기조…프리미엄·테크에 몰두

김슬아 대표는 꾸준히 강조해온 ‘컬리다운’ 경영 기조를 꿋꿋이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희소가치 프로젝트와 미식 큐레이션 ‘더 에피큐어’다. 희소가치 프로젝트는 소수 매니아층과 파트너사를 위한 카테고리로 타 유통채널에서 쉽게 접하기어려운 프리미엄 브랜드 식품들을 유통한다. 더 에피큐어는 미식가를 위한 음식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뉴스레터다.

이들은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나 김슬아 대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쌓는데 이 같은 실험적 도전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컬리가 표방하는 고유의 정체성 중 하나인 ‘리테일 테크’에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리테일 테크는 ‘Retail(소매, 유통)’과 ‘Tech(기술)’의 합성어로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컬리의 R&D 투자액은 2021년 128억원에서 2022년 325억원으로 1년 새 154% 증가했다. 올해 1분기(1~3월) R&D 투자액은 지난해 연간 투자액의 30% 수준인 97억원이다. 올해 컬리의 연간 R&D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결 기준 매출 대비 R&D 투자액 비중도 △2021년 0.8% △2022년 1.6% △2023년 1분기 1.9%로 상승했다. 이는 국내 500대 기업에 소속된 유통업체들의 비중 평균치(0.1%, 2022년 기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창립 8년만의 첫 오프라인 행사 ‘컬리푸드페스타’에는 나흘간 2만명이 다녀갔다. 컬리 충성고객들을 비롯해 그간 함께해온 85개 대표 파트너사, 130여개 식음료브랜드와 스킨십을 나눴다. 컬리는 행사 성료로 이커머스 기업으로서 건재함과 성공적인 존재감을 소명했다는 평을 듣는다.

◇ 2016년부터 적자 지속…흑자 전환이 우선과제

다만 컬리는 8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는데, 재상장을 위해서는 해결이 급선무다. 순조롭게 성장한 매출과 달리 창사 이래 적자가 이어졌다. 컬리의 영업손실은 2016년 88억원에서 2018년 336억원으로 늘었고, 2021년엔 2177억원 지난해엔 2334억원으로 불어났다.

물류 인프라 강화에 자금이 필요했던 컬리는 올해 1200억원 규모 외부수혈을 단행했다. 지난 5월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털로 각각 1000억원, 20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받았다. 

컬리는 투자를 받는 조건으로 올해 말까지 흑자를 내지 못하면 전환 주식의 전환 비율을 기존 1대 1에서 1.85대 1로 상향하는 데 합의했다.

이미 앞선 외부 자금 조달로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6.25%로 낮아졌다. 컬리의 최대주주는 미국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캐피털(11.82%)이다. 이어 힐하우스캐피털(10.91%), DST글로벌(9.33%), 아스펙스캐피털(7.78%), 앵커PE(7.56%) 등이 주요 지분을 갖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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