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오뚜기·SPC삼립 등 식품업계 가격인하에도 상반기 웃었다

시간 입력 2023-08-16 07:00:02 시간 수정 2023-08-16 20: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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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3사 상반기 실적 ‘견조’…농심 영업익 전년比 204%↑
제과·제빵업계도 선전…롯데웰푸드 영업익 전년比 88.2%↑
업계 “7월 가격인하 영향 3분기 본격 반영…호실적 장담 못해”

라면 3사로 묶이는 농심, 오뚜기, 삼양을 비롯해 SPC 삼립, 오리온, 롯데웰푸드 등 식품기업들이 상반기 대부분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이뤄진 가격 인상과 해외사업 확대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지난달 정부의 압박으로 식품업계가 대부분 가격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1조6979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4% 증가한 1175억원으로 집계됐다.

농심은 상반기 매출 성장의 핵심은 해외사업, 국내사업의 수익성 증대는 기저효과 덕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다. 특히 미국법인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37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농심 관계자는 “작년 2분기 농심 국내사업 영업이익이 적자였던 만큼, 기저효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 증가분(13.8%)보다 영업이익 성장률(204.5%)이 크게 나타났다”라며 “다만 국제정세 및 이상기후 영향으로 전분, 스프, 시즈닝류 등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계속돼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라면류 제품에 대해 4~5%가격 인하를 단행한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개선됐다.

오뚜기는 라면, 소스류, 간편식 판매 증가로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한1조711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7% 증가한 129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 및 소스류, 간편식 등 판매 증가가 매출 상승을 견인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했다”라며 “다만 3분기에는 가격 인하로 인한 영향이 실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상반기 불닭볶음면의 해외 사업 호조가 이어지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5309억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6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 비중의 65%를 차지하는 불닭볶음면의 가격은 내리지 않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호조세와 해외법인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며 “회사의 성장세에 발맞춰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제과사업을 중심으로 상반기 순항했다. 롯데웰푸드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86.3% 성장한 2조2억원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2% 늘은 672억원으로 집계됐다. 껌과 초콜릿 등 고수익 건과류의 판매 확대와 생산·영업 효율화로 식품사업 부문 적자를 상쇄시켰다.

롯데웰푸드는 초코파이와 빼빼로를 앞세워 인도와 CIS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비효율 품목 정리 및 신규 매출 거래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국내외 사업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오리온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7.6% 신장한 1조3777억원,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6.6% 성장한 211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해외 법인중에서는 러시아 법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6.6%, 37.6% 신장하며 가장 크게 늘었다. 지난해 7월 트베리 신공장이 본격 가동된 후 공급량을 늘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하반기 법인별 상황을 반영한 제품 운영 및 영업 전략을 추진하고, 생산 능력을 확대해 국내외 시장 수요 증대에 대응해 '건강한 성장'의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PC 삼립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1조1935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431억원을 기록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은 ‘포켓몬 빵’의 견조한 판매와 보름달빵·산리오빵 등이 출시 이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부문별로는 베이커리와 유통사업 B2B 매출이 빠르게 늘었다. 상반기 베이커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0.5% 신장한 4568억원, 유통사업 부문은 16% 신장한 8595억원으로 집계됐다.

SPC삼립은 지난 7월 연결회사인 파리바게뜨와 함께 대표제품의 가격을 5% 내렸지만, 앞서 2월 소매점 빵 50종의 가격을 12.9% 올린 바 있다. 이로 인해 하반기 가격 인하의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 인상의 효과로 상반기 대부분의 식품회사가 나쁘지 않은 실적을 냈다”라며 “다만 기업마다 주요제품의 가격을 내린 영향이 3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심을 포함한 오뚜기, 삼양, SPC 삼립, 오리온, 롯데웰푸드는 지난 7월 정부 권고로 일부 라면과 과자의 가격을 잇따라 인하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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