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목표 연 거래 100억건”…카카오페이, ‘손안의 금융 비서’ 포부

시간 입력 2023-05-15 17:38:07 시간 수정 2023-05-15 17: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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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급결제 생태계 구축 박차…글로벌 사업도 속도
데이터 기반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
혜택·선택지 확장부터 선제적 니즈 해결까지

15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지난해는 카카오페이에 있어 ‘기초 공사’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는 카카오페이가 금융소비자의 니즈를 가장 많이 처리하는 ‘핀테크 플레이어’가 되고자 한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3년 후 연간 100억건 이상의 금융 니즈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지급결제와 증권, 보험 등 각 분야의 생활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높여 ‘손안의 금융 비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영업적자도 자연스레 개선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카카오페이는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년 내 연간 거래 건수 100억건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그간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가 꼽힌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페이의 연간 사용자 수(AAU)는 3000만명, 연간 거래액은 118조원, 연간 거래 건수는 32억건에 달했다.

신원근 대표는 “연간 100억건이라는 수치는 15세 이상 국민들이 하루에 한 번씩 카카오페이를 통해 여러 금융과 관련한 트랜잭션(Transaction, 데이터 연산)을 하는 건수”라며 “그럴 경우 국내 어느 금융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금융 니즈를 해소해주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는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 강화 △금융소비자의 선택지 확장 △선제적인 금융 니즈 해결 등 단계적인 서비스 향상을 거쳐 ‘손안의 금융 비서’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소비자-가맹점 ‘연결고리’ 자처…해외 진출도 속도

카카오페이는 지급결제 부문에서 소비자와 가맹점을 잇는 ‘연결고리’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특히 할인과 결제, 포인트 적립, 지출 내용 정리 등 전 과정을 한 번에 제공하는 카카오페이만의 차별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용자의 위치와 소비 패턴을 분석해 자주 쓰는 곳에서 필요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맞춤 혜택’을 강화한다. 식당 결제 후 ‘내 주변’ 서비스로 근처 카페 쿠폰을 제공하거나, 대중교통 결제 후 스마트 모빌리티 환승 할인 등 맞춤 혜택을 마련해 사용성을 높일 예정이다.

신원근 대표는 “향후 각 가맹점주가 직접 할인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그러면 획일화된 할인 정보가 아닌 특정 가맹점에 맞는 다양한 할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결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자 결제수단을 보유한 대형 종합쇼핑몰과는 협업하기 어렵지만, 영역별 ‘카테고리 킬러(선도 초기모델)나 중소형 쇼핑몰과 손잡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결제 사업도 확장한다. 현재 해외에서 환전 없이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거나 테스트 중인 국가는 총 11개국이다. 일본, 중국, 마카오, 싱가포르, 프랑스에서는 본격적인 가맹점 확대에 돌입했으며, 이탈리아, 독일, 영국, 호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서는 기술 연동 및 시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 중이다. 중국과 홍콩,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한국 방문객의 약 80%를 차지하는 아시아 주요 국가 페이 사업자들과 연동이 완료 또는 진행 중이다.

신원근 대표는 “한국을 많이 찾는 아시아 주요 국가의 경우 QR결제가 익숙하기에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각국에서 사용하는 모바일 월렛으로 결제를 하게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며 “해외 관광객의 소비 편의성 증대는 이들을 상대하는 국내 가맹점에 큰 경제적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박석근 기술총괄 리더, 한순욱 운영총괄 리더, 신원근 대표, 백승준 사업총괄 리더, 안우진 채널그룹장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CEO스코어데일리>

◇투자·대출·보험 ’3개 축‘, 마이데이터로 경쟁력 강화

카카오페이는 자체 데이터와 마이데이터 금융 정보를 연결해 금융 서비스의 3개 축인 ‘투자’, ‘대출’, ‘보험’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는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종목 추천, 결제 데이터와 투자 상품 연계 등 데이터 경쟁력 기반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원근 대표는 “사용자의 소비 및 생활 패턴에 맞춰 정보를 제공하거나 투자 귀재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게끔 하는 등의 방식으로 카카오페이의 위상과 점유율, 사용자의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를 통해 해외 주식 거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주식 거래 시 지급하는 수수료를 절감해 이를 사용자에게 혜택으로 돌려주고, 해외 주식 서비스도 24시간 거래 가능한 구조로 만든다.

대출의 경우 곧 시행될 ‘대환대출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대출 니즈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신용대출에서 업계에서 가장 많은 1금융권과 제휴돼 있으며, 정부지원 버팀목 대출과 은행의 전세대출 상품도 취급하고 있다.

보험 사업은 생활 밀착형 금융 생태계를 기반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적기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원근 대표는 “보험의 니즈를 인식하는 단계부터 어떠한 보험 상품이 있는지를 잘 이해하고 가입하는 단계, 또 관리하고 추후 보험금을 청구하는 단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면서 사용자가 새로운 보험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장기보험이나 생명보험이 아닌, 사용자가 보장 항목과 보험료를 직접 정하는 보험, 여러 사람이 모이면 할인 받는 보험, 많이 받을수록 보장이 커지는 보험 선물 등 실생활과 밀접한 상품을 주로 출시할 계획이다.

한순욱 운영총괄 리더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어떤 보험을 팔지가 아니라 어떻게 보험의 가치를 전달할지에 대해 우선 집중하고 있다”며 “사용자 일상의 맥락을 케어할 수 있는 스몰 티켓의 다양한 보험 상품을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손보 매각 안 해…재무성과 달성 노력할 것”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페이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매각설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신원근 대표는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성장을 위해 외부의 전략적 파트너와의 협업, 외부 투자 등 다양한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하거나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국내 상륙한 애플페이의 영향력도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 리더는 “애플페이는 카카오페이나 다른 간편결제사들에게 분명히 새롭고 강력한 경쟁자일 것”이라면서도 “카카오페이는 애플페이가 결제 가능한 대부분의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CPM 결제와 멤버십 자동 적립이라는 편의성을 갖추고 있어, 애플페이 출시 이후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결제액은 크게 변동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곧 출시될 금융권 대환대출플랫폼 서비스의 핵심은 사용자의 편의성이라고 강조했다. 백승준 리더는 “고객이 대환대출을 알아볼 때 실제로 이자 절감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잘 판단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을 즉각 알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밝힌 거래 규모 확대 목표를 달성한다면 영업이익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확대는 카카오페이증권 MTS 출시와 손해보험사 사업 개시 등 신규 금융 사업에 따라 발생한 인프라 투자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순욱 리더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 관리와 효율적인 비용 지출을 통해 재무 성과를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흑자 전환 시점과 관련해서는 신규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보다 더 도드라진 성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불안정한 금융시장으로 인해 아직 대외환경이 사업에 우호적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당 추이를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개선 시점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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