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 주요 9개 은행 중 가장 높아
중저신용자 대상 수익성 꾀했다는 지적에…“단순 비교 어려워”
중저신용자 고객 확대에 앞장선 인터넷전문은행이 주요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적용해 실질적으로 수익성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저신용자를 제1금융권으로 포용하기 위한 노력에 대한 점수는 높게 줘야 하겠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난 경영비용 절감효과를 적정 금리로 화답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10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무보증·무담보 신용대출 상품인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을 통해 지난 1월 개인사업자에게 공급한 대출 규모는 총 183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월 기준 총 1조5000억원이다.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된 지난해 3분기 말까지의 잔액인 9678억7600만원보다 5000억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토스뱅크 측은 자체 추산 결과 지난 1월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에서 공급한 대출 4건 중 1건이 토스뱅크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형(TSS)를 통해 제1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포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 덕에 토스뱅크의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 가운데 49.8%는 중·저신용자다.
토스뱅크가 중금리 확산을 통해 2금융권이나 대부업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중저신용자를 껴안은 결과다. 다만 금리면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은행연합회가 은행별 비교 공시한 신용등급별 대출 금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3개월간 토스뱅크가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개 주요 시중은행과 3개 인터넷전문은행 등 총 9개 은행에서 취급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중 가장 높았다.
7~10등급까지의 대출 취급이 전무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8.23%을 기록했다. 9개 은행의 단순 평균치는 6.54%(5.32%~8.23%)다.
아울러 신용등급 구간별 금리 역시 6등급 기준임에도 7~10등급 신용 구간에 부여된 최고금리(13.55%, 우리은행 기준)보다 높은 14.57%을 기록했다.
중저신용자로 분류되는 5등급에 대한 대출 금리도 9.78%을 기록해 조사 대상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9.75%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기 위해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이 오히려 수익성 중심 금리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실질적으로 상황이 다른 만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에는 불리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겠다는 목적 아래 설립된 만큼 신용평가모델 고도화 등 이들에게 보다 좋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2월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대출을 시행해 관련 대출의 규모가 가장 크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같은 해 5월과 11월에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금리 적용에 대해 토스뱅크 측은 시중은행과 대출 금리 산정에 있어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있어 우선적으로 보다 많은 금융 소비자들에게 제1금융권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뒀다는 이유에서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그간 소득 증빙이 어려워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운수업 종사자를 비롯해 창고업, 광업, 긱워커 등에 종사하는 고객들이 토스뱅크 신용평가모형(TSS)을 통해 제1금융권의 고객이 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매출액이 크지 않더라도 연소득이 일정하거나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고객의 실질 상환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해 단기간에 높은 소득을 올린 사업자에 비해 높은 신용도를 인정하고 낮은 금리를 제공했다”면서 “그 결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제2, 제3 금융권에서의 이동도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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