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기업 이사회 여성임원 선임 56.1% 불과…대부분 ‘사외이사’ 치중

시간 입력 2023-03-01 07:00:01 시간 수정 2023-03-06 15:38:35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2월 기준 269개사 중 여성임원 선임 151곳…2019년 대비 109곳 증가
여성이사 87%가 사외이사…사내이사는 13% 불과, 대부분 ‘오너 일가’
자산 2조 이상 법인, 여성임원 선임 의무화에도 ‘0명’ 16곳 달해
CEO스코어, 500대기업 상장사 이사회 여성임원 비중 조사

주요 상장 대기업(500대 기업 중 상장사 269곳)의 여성임원 비중이 지난 2월말 현재 10% 가량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21년보다 3%포인트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여성 임원 선임 기업수도 102곳에서 151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는 조사 대상 기업의 56% 가량에 그쳐,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자본시장법 규정을 개정, 자산규모 2조원이 넘는 대기업에 대해 여성 임원을 필수로 임명토록 하는 등 여성 임원 임명을 장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HMM, 두산에너빌리티, 아시아나항공, 케이씨씨 등 법 규정까지 어겨가며 여성 임원 선임을 하지 않은 대기업만 16곳에 달하는 상황이다.

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2019년 12월과 2023년 2월 500대기업 중 상장사 269개 기업의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 임원 비중을 비교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151개(56.1%)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42곳(16.3%, 전체 258개 기업 중)에 비하면 109곳(259.5%) 증가한 수준이다.

2020년 말에는 260곳 중 63곳(24.2%)이었나 2021년말 267곳 중 102곳(38.2%)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2020년 2월 4일 개정된 자본시장법의 영향 때문이다. 법률 개정 이전인 지난 2019년 말에는 여성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기업이 258개 기업 중 216개(83.7%)에 달했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제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 규정이 신설돼 최근 사업년도말(2021년)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법인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자산 규모 2조원이 넘는 기업 수는 143곳이다.

2019년말 기준 전체 1710명의 500대기업 이사회 임원 중 여성은 51명(3.0%)만이었다. 2020년말에는 1739명 중 78명(4.5%), 2021년말 1795명 중 124명(6.9%)로 점차 늘어났다.

올 2월에는 1811명 중 181명(10.0%)까지 7%포인트 늘었으나, 그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

실제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겨 법 규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올 2월 기준 이사회에 여성임원을 단 한 명도 선임하지 않은 기업이 16곳이나 됐다. △HMM △두산에너빌리티 △아시아나항공 △케이씨씨 △HDC현대산업개발 △한국항공우주 △메리츠증권 △두산밥캣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에스디바이오센서 △넥센타이어 △한진 △KG스틸 △코오롱글로벌 △대한해운 △삼양사(이상 자산규모 순) 등이다.

지난해 8월부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경과조치가 만료됐지만, 이들 기업의 ‘유리천장’은 요지부동인 것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의 경우,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에 완전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라 오는 4월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물론 여성 임원 선임에 적극적인 곳도 있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신설 전부터 이사회에 여성임원을 선임한 기업도 40곳에 달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 △한국가스공사 △S-Oil 등이 있다.

이사회에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10명 중 5명을 선임한 한국가스공사였다. 이 밖에 서희건설이 11명 중 4명, 크래프톤이 5명 중 3명, 삼성전자 11명 중 2명, 기아 9명 중 2명 등이 여성임원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삼성전자 등 21곳은 2명의 여성임원을 선임했으며, 현대자동차 등 127곳의 기업은 1명의 여성임원을 선임했다.

여성임원을 선임하더라도 대부분이 상근하지 않는 사외이사여서 신분상의 차별은 여전했다. 올 2월말 현재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남성 이사는 사내이사(기타비상임이사 포함)가 817명(50.1%), 사외이사 813명(49.9%)으로 각 비중이 비슷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사외이사가 158명(87.3%)을 차지했으며 사내이사는 23명(12.7%)에 불과했다. 이들 여성 사내이사 23명도 절반 이상인 15명(65.2%)은 오너 일가였다. 전문 경영인은 8명(34.8%)에 불과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관련기사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