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화된 우리금융 M&A‧사업다각화, 차기 회장 당면과제 산적

시간 입력 2023-02-01 07:00:03 시간 수정 2023-02-01 04: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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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리스트’ 후보군에 외부 인사 임종룡·이동연-내부 출신 이원덕·신현석
차기 회장, 비은행 수익원 확보·민영화 후 조직안정 임무 부여 예정
‘신규사업 진출 원활화’ 관료 인사…‘현장경험 보유’ 내부인사 강점 뚜렷

우리금융그룹의 회장 인선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사업 다각화 및 수익 성장이라는 그룹의 당면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차기 수장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현재 회장 후보군으로는 외부 출신과 내부 출신 각 2명씩 총 4명의 ‘숏리스트’가 공개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달 27일 차기 회장 후보자로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 4명을 선정했다.

회추위는 이들 후보에 대해 심층면접과 추가 면접을 거친 후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임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우리금융이 많아도 2~3명 정도의 후보군을 추릴 것으로 예상해 왔다. 숏리스트에 이례적으로 많은 4명의 후보가 오른 것은, 그만큼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둔 우리금융의 고심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우리금융은 지난해 완전민영화 달성 후 조직 안정과 증권사 인수를 통한 수익 다변화를 함께 꾀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순이익 2조6617억원을 기록, 전년보다는 성장했지만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 중 3~4위전을 다투는 경쟁사 하나금융(2조8494억원)에 근소한 차이로 밀린 바 있다.

갓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은 아직 4대금융 중 유일하게 증권사나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만큼 타사 대비 수익 구조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게 약점이다.

손태승 현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증권, 보험, 벤처캐피탈(VC) 등 지난해 시장 불안정으로 보류해 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첫 시작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였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 내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차기 회장의 임무 역시 비은행 계열사 확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영화 이후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것도 신임 회장의 임무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금융사고를 비롯한 대내외적 이슈로 뒤숭숭한 분위기를 잠재우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관 출신’인 임 전 위원장을 선임할 경우 신규사업 진출 인허가 득과 대관 영향력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지낸 만큼 금융사 경영 경력도 갖추고 있다.

단, 금융사 CEO 선임에 대한 ‘외압’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관치금융’ 구설수 리스크를 극복해야 한다는 단점도 감수해야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금융 숏리스트 발표 후 “회장 후보자 숏리스트가 일주일 만에 결정되는 과정에서 평가에 필요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걱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우리금융 회장 인선을 두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며 사실상 임 전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에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내부 인사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관치 논란에서 자유로운데다, 그룹 내 사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신규사업 계속 추진 속도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임추위는 취임 1년만에 우리은행의 당면과제인 ‘디지털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주목을 받은 이원덕 행장과, ‘글로벌 전문가’로서 미국 시장에서 국내 은행 중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둔 신현석 법인장의 경력에 주목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수장이 교체된 금융사 다수가 ‘관치 논란’에 대한 부담감으로 내부 출신 인사를 선택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신사업 진출과 금융사 인수전에서 관 출신 회장이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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