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특수 끝났나…삼성·DB·현대·KB 손해율 연초 70%서 연말 90%로 치솟아

시간 입력 2023-01-27 07:00:02 시간 수정 2023-01-26 18: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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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에 폭설·결빙 등 계절적 요인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하·정비수가 인상 등으로 손해율 악화 가능성

경기도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에서 차량이 정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손해율이 상승해 90%에 이른 데다, 올해 보험료 인하까지 예고돼 있어 자동차보험으로 예년과 같은 이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0.5%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통상 보험업계는 78~80%의 손해율을 기록했을 때 자동차보험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예년보다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졌으나, 이는 상반기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와 유가 상승 등으로 차량 이동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하반기로 갈수록 악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3월 68.5%에서 그해 9월 87.6%까지 치솟았다. 현대해상과 DB손보, KB손보 등의 손해율 역시 3월 70%대 안팎에서 9월 80%대 초중반 수준까지 크게 올랐다.

지난해 12월 한 달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삼성화재 98.4%, 현대해상·KB손보 87.8%, DB손보 86.0%를 각각 기록했다. 4개사 평균 손해율은 90.0%다. 겨울철 폭설과 결빙 등 계절적 요인으로 작용한 탓이다. 실제 이들 손보사의 일평균 자동차 사고 건수는 지난해 11월 2만3468건에서 12월 2만5380건으로 8.1% 증가했다.

올해 자동차보험 시장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험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2021년과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던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가는 데다, 다음달 자동차보험료 인하까지 예정되면서다.

KB손보는 다음달 25일 개인용 자동차보험 책임개시 건부터 보험료를 2.0% 인하한다. 같은달 26일 현대해상과 DB손보 역시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2.0% 내린다. 삼성화재는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 않았으나, 3개사와 비슷한 시기에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0% 인하할 예정이다.

정비요금 수가 인상,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인한 차량 이동량 증가 등도 손보사 자동차보험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자잿값 상승도 부담 요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로 2021년과 2022년 자동차보험에서 이익을 낼 수 있었지만,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자동차보험은 10여 년 넘게 만성 적자를 기록해오고 있었다”며 “올해부터 바뀐 자동차보험 표준 약관이 과잉진료를 얼마만큼 억제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취급 규모가 작아 손해율 상승에 따른 이익 악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원수보험료 기준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84.5%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4.1%, 한화손보는 3.4%, 롯데손보는 0.7%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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