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당 5만원 인상…철광석 가격 인상분 원가에 반영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도 가격 인상 놓고 고심
“수요 부진 계속되면 인상 가격 적용 어려울 수도”
포스코가 내년 1월부터 주요 철강제품 중 하나인 열연강판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열연강판은 다른 철강재를 생산하는 소재로 사용되고 있어 전체 철강제품 가격 향방에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가 먼저 가격 인상을 결정함에 따라 다른 철강업체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내년 1월 계약하는 열연강판에 대해 톤당 5만원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철광석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고, 글로벌 가격 인상 움직임에 따라 인상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열혈강판의 주원료인 철광석의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톤당 109.2달러로 12월 들어 꾸준히 100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일에는 톤당 80.15달러를 보였으나 약 한 달 반 만에 29달러가 올랐다.
미국과 중국에서 가격 인상 움직임이 있는 것도 포스코가 가격을 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미국 US스틸은 12월부터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60달러 인상했으며, 중국 바오우도 내년1월부터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200위안 올리기로 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이달 들어 국내로 수출하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0달러 인상하기도 했다.
포스코가 가격을 인상에 나서면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업체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원가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인상 여부는 확정 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현대제철이 그동안 포스코와 비슷한 가격 인상 흐름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과 세아제강 역시 철강제품 가격을 올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동국제강은 포스코에서 열연강판을 구매해 냉연도금판재류를 생산하고 있으며, 세아제강도 열연강판을 소재로 강관 등을 만들고 있다. 포스코의 열연강판 가격 인상은 이들 업체에게는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포스코가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다른 업체들도 뒤이어 인상하는 경우가 많다”며 “철강업계 내에서는 포스코가 열연강판 외에 다른 제품도 가격을 인상할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철강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부진이 여전해 변수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국내에서 가격을 올리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열연강판 판매량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11월 열연강판 국내 판매량은 43만5000톤으로 전년 동월 64만5000톤 대비 21만톤(-32.6%)이 감소했다. 12월 들어서도 판매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내년 1월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처럼 수요 부진이 계속될 경우 가격 인상분을 적용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중국산 수입재와 가격 차이가 톤당 10만원 이상 발생하고 있어 인상을 하게 된다면 반발 움직임이 거셀 것”이라며 “가격 인상을 하고도 적용하지 못한 전례가 있어 올해 1월 가격 인상 적용 역시 수요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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